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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1장

기모진은 침착하게 뒤돌아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거침없이 걸어오는 여자를 마주 보았다. “내 몸에 있는 독소가 발작한 것이 우연이 아니라 계산에 의한 것이 맞아?” 기모진은 바로 핵심으로 파고들었다. “셜리, 아니 이제 남연풍이라 부르는 게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처음부터 날 도와주려는 의도로 접근한 게 아니지? 그렇지?” 셜리는 반쯤 팔짱을 낀 채로 가느다란 담배를 손에 끼우고 한가롭게 한 모금 깊게 빨아들이더니 구름 같은 연기를 내뿜으며 기모진에게 다가왔다. “자신의 몸이 망가져서 가망이 없다고 생각해 스스로 소만리를 떠났을 때 흔들린 비행기 안에서 나라는 의사를 우연히 만나 지냈던 지난 반년은 내가 계획하고 의도한 거였어. 마치 우연처럼 보이게 하면서.” 셜리는 붉은 입술을 들썩이며 기모진에게 한 걸음 더 다가와 멈추었다. “사실 나도 당신한테 마음이 흔들렸어. 하지만 난 사람을 실험하는 걸 더 좋아하지. 남사택이랑은 달라. 남사택은 사람을 구하는 걸 좋아하지만 난 해치는 걸 더 좋아해.”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당당하게 자신의 불순한 의도를 인정했다. 얼굴에는 웃음기가 더욱 짙어졌다. 기모진은 왠지 눈앞의 여자가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다. 그 반년의 시간 동안 그녀는 좋은 사람처럼 행동했고 그가 독소에 시달릴 때마다 그에게 도움을 주었고 확실히 그의 상황도 안정되었다. 하지만 지금 이 여자의 말을 들어 보니 그녀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을 뿐 순수한 마음으로 그를 도와준 적은 없었던 것이다. 셜리는 간특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담배를 한 모금 빨아당겼다. “기모진, 사실 당신은 정말 똑똑해. 난 원래 당신 앞에서 조금 더 연기를 해볼까 생각했었는데 나오자마자 이렇게 계산이었던 거냐고 직접 물으니 나도 더 이상 빙빙 돌려 말하고 싶지 않아.” “그럼 돌리지 말고 말해. 대체 뭘 하려는 거야? 내 몸에 있는 독소를 이용해 나를 계속 실험 대상으로 삼고 싶은 거야? 아니면 뭐야?” “아니.” 셜리가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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