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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3장

소만리의 말을 들으며 그녀의 얼굴에 드리워진 자신감을 본 고승겸은 얼굴에 웃음기가 더욱 짙어지며 입을 열었다. “당신이 그렇게 말을 하니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군.” 그의 눈에 흥분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 소만리가 막 입을 열려고 눈을 들었는데 여지경이 침울한 표정으로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승겸아, 아직 시간 있으니까 잘 생각해 봐.” 여지경이 한 마디 더 거들었다. 그러나 고승겸은 단호하게 말했다. “처음부터 전 분명히 생각했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겁니다.” “...승겸아.” 고승겸은 아무렇지 않은 듯 손목시계를 들여다보고는 시중들을 불렀다. “이리 와 보세요.”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시중들이 얼른 뛰어 들어왔다. “겸이 도련님.” “자, 미래의 자작부인을 위해 베일을 씌워드려요. 곧 결혼식이 거행될 거예요.” “네, 도련님.” 시중들이 바로 대답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소만리는 가만히 서서 시중들이 흰 베일을 씌워주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날카로움과 강인함이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았고 감추려 들지도 않았다. 고승겸은 베일에 둘러싸인 소만리의 눈을 가만히 응시했다. 그는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잡아당기며 돌아섰다. 그때 수행원들이 다가와 그에게 무언가를 보고했다. 기모진이 이미 하객들 사이에 끼어 있다는 것을 안 고승겸의 입가에 웃음기가 더욱 짙어졌다. 고승겸의 입꼬리가 승천하는 것을 포착한 소만리도 대충 짚이는 데가 있었다. 모진, 이번에는 절대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 소만리는 손에 들고 있던 결혼반지를 움켜쥐고 고승겸의 뒤를 따랐다. 10분 뒤 소만리는 고승겸의 뜻에 따라 결혼식장으로 향했다. 그들이 나오자마자 언론과 하객들이 양옆으로 몰려들었다. 취재 열기가 대단했다. 고승겸의 신분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가 이렇게까지 한 목적이 무엇인지 아직 분명치 않았다. 그는 그녀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오직 기모진을 타깃으로 한 행동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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