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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2장

낯선 풍경을 지나 소만리는 버려진 부둣가로 끌려왔다. 부두 옆에는 낡고 작은 집이 있었고 두 남자는 소만리의 두 손을 묶고 그녀를 작은 방에 가두어 버렸다. 소만리는 스스로 그곳을 벗어나 보려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 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저녁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그때 소만리는 작은 집 밖에서 그녀에게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이윽고 낡은 나무문을 밀고 들어오는 사람을 보고 소만리는 오히려 담담해졌다. “사실 나도 너일 줄 알았어.” 소만리는 마주 오는 여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양이응, 내가 일찌감치 말했지. 모진은 너한테 속지 않을 거라고. 이미 그는 누가 그의 아내인지 잘 알고 있어.” 양이응은 침착한 태도로 말하는 소만리를 증오한 가득 찬 눈으로 노려보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털어놓으며 소만리를 향해 마음껏 화를 내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득의양양한 미소를 입가에 지으며 양이응이 입을 열었다. “소만리, 넌 죽을 때까지 이렇게 억지를 부리는군.” 양이응이 한껏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오늘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 돌아갈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 “그래? 날 죽이려고?” 소만리는 여전히 얼굴빛 하나 바꾸지 않았고 미소까지 지어 보이며 말했다. 계속 침착한 척하려 했던 양이응은 결국 소만리의 이런 냉정한 모습에 마음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그녀는 성큼성큼 걸어가서 손을 내밀어 두 손에 묶인 채 저항할 수 없는 소만리의 목을 조르고 질투와 분노로 가득 찬 눈으로 소만리의 갈색 눈동자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래, 죽여버릴 거야!” 양이응은 입꼬리를 한 번 찡그리며 소만리에게 측은한 표정을 지으며 차가운 미소를 날렸다. “좀 있으면 널 묶고 바다에 던져 버릴 거야. 그러면 넌 물고기 밥이 될 테고. 네가 아무리 수영을 잘 한다고 해도 어쩔 거야? 넌 절대 살아서 뭍으로 나올 수가 없어!” “소만리, 어때? 경도 제일가는 규수? 허, 소만리. 네가 죽으면 난 네 얼굴로 명실상부 이 세상에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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