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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4장

소만리는 서재로 들어가 문을 닫고 커피 메이커 앞으로 걸어가 기모진에게 가져갈 커피를 준비했다. 소만리가 커피를 끓이는 모습을 책상에 앉아 바라보던 기모진의 깊은 눈동자에 묘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아무 말도 없이 긴 손가락으로 마우스를 이리저리 조작하다가 가늘고 긴 눈동자를 들어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기도 했지만 딱히 뭔가 일에 집중하는 모습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중요한 프로젝트 때문에 검토해야 할 자료들이 있어서 서재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요즘 부쩍 침실로 들어가기 싫어서 머무는 것이었다. 기모진은 이런저런 게임도 하면서 가끔 소만리를 슬쩍 쳐다보다가 그녀가 가지고 오는 커피를 보고는 문서 화면을 펼쳐놓고 진지한 척 자료를 보고 있었다. 소만리는 컴퓨터 바탕화면을 대충 훑어보다가 가져온 커피를 기모진 앞에 놓았다. “사장님, 커피 가져왔어요. 뜨거우니 조심하세요.” “응.” 기모진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고 커피잔을 들어 우아하게 한 모금 마셨다. “우유는 많이 넣고 설탕은 적게. 어떻게 내 입맛을 알았어?” “...” 소만리는 기모진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하다가 정신을 가다듬고 말했다. “아, 어떻게 이런 우연이? 저도 우유는 많이 설탕은 적게 넣은 커피를 좋아하거든요. 사장님이 좋아하실 줄은 몰랐네요.” “아, 그런 거구나.” 기모진은 감탄하는 듯한 말투로 말하더니 곧이어 소만리에게 되물었다. “미스 천은 안 졸려?” 소만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뭔가 미련이 있는 듯한 눈빛으로 기모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직 졸리지 않아요. 사장님 뭐 더 시키실 일이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기모진은 손가락 끝으로 책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한동안 책장을 정리하지 못했거든. 책이 좀 어지러이 널려 있어서 보기 좋지 않은데 좀 분류해 줄 수 있을까?” “네, 알겠습니다.” 소만리가 단번에 대답했다. 지금 기모진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녀는 무엇이든 기꺼이 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바쁘게 움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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