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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8장

소만리는 남자의 눈빛이 아까보다는 의심이 많이 가라앉아 있는 것을 포착했다. 그는 오히려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당신이 전에 기모진과 그의 아내가 함께 있는 사진을 보고 기모진만 칭찬하고 그의 아내에 대해선 그저 그렇다고 말한 거군. 이런 사연 때문에?” “그래요.” 소만리가 그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겸 도련님은 정말 예리하군요. 이미 다 들켜버렸네.” 남자는 이 말을 듣고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소만리를 쳐다보았다. 입술 자락에는 분명 웃음이 묻어나고 있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소만리의 표정에 허전함이 느껴졌다. “경도 제일 미모 소만리도 당신 눈에는 그저 그런 사람이군. 보아하니 당신 기모진에 대해 아직도 원망이 많이 남아있는 모양이야? 그래서 당신과 이름이 같은 그의 아내도 미워하는 건가?” “...” 소만리는 잠시 동안 머뭇거리다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맞아요. 난 기모진 옆에 있는 그 여자가 더 미워요. 만약 그녀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나도 지금처럼은 되지 않았을 거야.” 그렇다. 이 모든 것이 전부 그 여자가 나타났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소만리는 자신을 사칭하고 기모진 옆에서 자신의 행세를 버젓이 하고 있는 그 여자가 너무나 미웠다. 어떻게 미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남자의 시선이 소만리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시중들에게 저녁 가져다주라고 지시할 테니까 저녁 먹고 일찍 쉬어.” “고마워요. 겸 도련님.” 소만리는 얼른 고맙다는 말을 했다. 남자는 소만리와 눈이 마주쳤고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이내 돌아섰다. 방문이 닫히는 것을 지켜보던 소만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남자는 소만리의 말을 믿는 눈치였다. 그녀가 지어낸 이야기이긴 했지만 자신이 듣기에도 매우 그럴듯하고 합리적으로 보였다. 그런데 이 남자는 도대체 왜 기모진을 조사하려고 하는 걸까? 소만리는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엔 다시 아까 길거리에서 보았던 기모진의 모습이 떠올랐다.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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