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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7장

남자가 이렇게 묻자 소만리는 갑자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남자가 무엇을 간파했는지 무엇을 알아차렸는지 소만리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지금 그녀를 보는 그의 눈빛이 날카로운 것만은 틀림없었다. 소만리는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애꿎은 맑은 눈을 굴리며 어리둥절해했다. “좀 더 자세히 말해주시겠어요?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남자는 얼음처럼 차가운 미소를 얼굴에 띠었다. “기모진은 당신이 살던 경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던데. 함부로 인정에 치우쳐 일을 그르치지도 않고 아주 냉철하고 늠름한 남자. 그런데 방금 그 기모진이 당신한테 우산을 건네주고 갔어. 자신의 사랑하는 여자는 그냥 비를 맞도록 내버려 둔 채 말이야.” 그는 말을 잠시 끊었다가 더욱 탐색하듯 소만리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그 사람이 왜 당신한테 그런 친절을 베풀지?” 남자는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소만리에게 물었다. 그의 말이 맞다. 기모진은 확실히 인정에 쉽게 좌지우지될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은 아니었다. 그도 때로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기도 한다. 다만 방금 한 행동은 사람들의 의심을 살 만한 것이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요. 내가 불쌍해 보였나 봐요.” 소만리는 대충 핑계를 대었다. 하긴 그녀도 그가 왜 그런 행동을 보였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불쌍해?” 남자는 소만리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살피며 말했다. “보아하니 당신네 경도 제일가는 태자 나리도 소문처럼 그렇게 차갑고 무정하지는 않은가 보군.” 남자의 말투로는 그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종잡을 수 없었지만 아무튼 뭔가 의미심장한 뜻이 담겨 있는 듯했다. 소만리를 바라보는 그의 눈길에 뭔가 아직 의문이 가득 들어있는 것 같았고 소만리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이어 남자는 말을 이었다. “자신의 얼굴이 이렇게 망가진 것을 보고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여자가 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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