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1장
기모진은 소만리가 현관 쪽으로 올지도 몰라서 얼른 아무렇지도 않게 문밖 상황을 흘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야. 이제 문을 열려고 하던 참이야.”
그는 살짝 웃으며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소만리는 방문 앞에 젊은 여자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여자였다. 어젯밤 불빛이 좀 어둡긴 했지만 소만리는 이 밝고 경쾌한 얼굴을 잊을 수가 없었다.
셜리는 소만리가 자신을 훑어보고 있는 것을 눈치채고 어젯밤 기모진과 이야기하다가 소만리에게 들킨 일을 떠올렸고 아무렇지 않은 듯 미소를 지으며 막 입을 열려고 했다.
그때 소만리가 먼저 다정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모진의 아내 소만리예요. 모진이 말해줬어요. 지난 반년 동안 우리 남편이 아팠을 때 곁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라고요. 남편을 다시 내 곁으로 돌아오게 해줘서 너무 고맙습니다.”
“...”
셜리는 소만리의 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셜리는 소만리가 지금 은근히 비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했지만 소만리의 웃음은 나름 진지해 보였다.
“저기,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셜리예요.”
여인은 입을 열어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부인, 고맙다니 별말씀을요. 전 의사예요. 사람을 살리는 일은 제 의무에요. 제 환자가 호전되는 것을 보는 것이 저에게도 큰 기쁨인 걸요.”
셜리는 잠자코 서 있는 기모진을 향해 몸을 돌리며 말했다.
“모진, 여기서 당신을 만나게 되어서 정말 반가웠어. 별일 없이 잘 지낸다니 더 기뻐. 나 지금 떠나려던 참인데 가기 전에 잠깐 인사차 들른 거야.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경도에서 또 봐.”
그녀의 말을 듣은 기모진의 눈빛에 갑자기 차가운 기운이 흐르기 시작했다.
“셜리도 경도 출신이에요?”
소만리는 자못 놀란 듯 셜리에게 물었다.
셜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경도 출신이에요.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지만 경도에 아직 가족들이 있어요.”
셜리는 약간 안타까워하는 눈빛을 흘리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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