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1장
소만리의 말을 듣는 순간 기모진은 온몸이 싸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눈물로 흐려진 그의 시야에 소만리가 머리핀을 날카롭게 들고 손목에 힘껏 내리치는 것을 봤다.
머리핀은 살상력이 크지 않아 보였지만 소만리는 있는 힘껏 내리쳤다.
그녀의 왼쪽 손목에 핏자국이 나면서 상처에서 피가 솟구쳐올랐다.
“소만리!”
기모진은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절규했고 뼈를 갉아먹는 고통이 그의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갔다.
그는 소만리가 경연에게 궁지에 몰려 절망할 정도로 고통스럽게 시달렸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한 것이 틀림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방금 소만리의 행동을 보고 놀란 경연은 점점 어두워져 가는 소만리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경연은 이런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도 그녀의 거친 행동이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왜? 내가 기모진보다 못해?”
망가진 인형처럼 소만리의 옷차림은 헝클어져 있었고 머리카락은 얼굴 주변으로 이리저리 산발을 이루고 있었다.
얼굴빛도 초췌함 그 자체였지만 그녀의 눈만은 처음처럼 깨끗하고 맑았다.
“그래 넌 기모진보다 못해.”
소만리는 아름다운 입술선을 잡아당기며 살짝 웃었고 약해진 숨결을 모아 입을 열었다.
“기모진은 내 평생 유일한 사랑이자 내가 가장 지키고 싶은 사람이야.”
그녀의 이 말을 듣고 기모진의 눈에서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렸다.
흐느껴우는 기모진의 시선이 흔들렸다.
그는 지금 소만리의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그녀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귀에 쟁쟁하게 들려왔다.
기모진이 막 입을 열려고 하던 찰나 소만리의 여린 목소리가 이어서 들려왔다.
“모진, 당신 지금 괴로워하는 거 알아. 그렇지만 꼭 기억해. 소만리의 몸과 마음은 영원히 당신뿐이야. 당신 거라고. 그러니 최선을 다해 이 미치광이한테서 내 유골 뺏어서 집으로 가져가 줘. 내가 죽더라도 당신 곁에 있고 싶어.”
이 말을 들은 기모진은 눈시울을 붉히며 흐느껴 울었다.
눈물로 얼룩진 희미한 시선에서 기모진은 피로 물든 소만리의 손바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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