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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4장

소만리의 위로에도 기여온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계속 울었다. 방울방울 이슬처럼 떨어지는 아이의 눈물을 보면서 기모진의 마음도 함께 부서져 떨어졌다. 그의 딸 여온이는 아빠인 그에게 완전히 실망했을 것이다. 그는 여온이에게 그런 대접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기여온은 소만리의 품에서 한참을 울다가 결국 울다 지쳐 잠이 들었다. 의사가 또 와서 기여온을 진찰해 보았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의사가 떠난 후 소만리는 병상을 지키고 있는 기모진을 위로했다. “모진, 너무 슬퍼하지 마. 여온이는 아직 어리잖아.” “어리니까 여온이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으로 감정을 표현했겠지.” 기모진이 슬픈 눈으로 잠든 아이를 바라보며 속삭였다. “모진.” “소만리, 더 이상 소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거야.” 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 “나 여온이 잘 돌볼 거야. 아빠가 여온이를 많이 사랑한다는 걸 꼭 느끼게 해 줄 거야.” 그의 다짐을 들은 소만리는 마음이 놓였고 미소 지으며 돌아서서 일용품들을 정리했다. 이날 소만리와 기모진은 병원에서 계속 머물며 기여온을 돌보고 있었다. 기여온의 상태도 많이 안정되어 기모진을 보고도 울지 않았다. 그러나 기모진을 대하는 아이의 태도는 여전히 매우 차가웠다. 기모진을 아는 척하지도 않았고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저 소만리에게 계속 안아달라고 했다. 기모진은 스스로 자초한 상황임을 잘 알고 잠자코 마음속으로 슬퍼할 수밖에 없었다. 저녁을 먹고 기여온을 재운 후 소만리가 그릇들을 치우고 있는데 경연에게서 전화가 왔다. 기모진이 괜한 오해를 할까 봐 소만리는 단호하게 전화를 받아 말했다. “그래, 바로 갈게.” 전화를 끊은 후 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기모진에게 거짓말을 했다. “모진, 회사에 일이 있어서 잠깐 갔다 와야 할 것 같아. 당신 여온이 좀 보고 있어.” 기모진은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고 잘 다녀오라며 소만리를 보냈다. 소만리가 병원 문을 나서자마자 경연의 차가 길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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