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5장
기모진이 반응을 보이려는 찰나 자신의 몸에 주입되고 있는 투명한 액체가 보였다.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소만리의 상태를 보니 매우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또 살을 에는 듯한 차갑고 뻐근한 기운이 팔뚝에서 시작해 점차 온몸 구석구석까지 퍼지는 것을 느꼈다.
그 서늘함이 사라지자 뒤이어 촘촘하고 날카로운 통증이 그를 압도했다.
불편했다.
기모진은 조금도 미동하지 않고 견디다가 소만리가 주사를 다 놓고 일어나려 하자 눈을 감고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척했다.
그의 머릿속이 몹시 혼란스럽고 복잡해졌다.
소만리가 자신에게 무슨 주사를 놓았는지 왜 그가 잠든 사이에 이렇게 해야 했는지 기모진은 도대체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이 독이라 할지라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그는 그녀를 너무나 많이 아프게 했다.
설령 그녀의 마음에 원망과 불만이 아직 있다고 해도 그는 다 이해할 수 있었다.
소만리는 옆에 서서 그의 반응을 계속 관찰하다가 그가 여전히 눈을 감고 잠든 것을 보고 말없이 안심했다.
보아하니 이 해독제는 확실히 안전한 것 같았다. 적어도 그가 나쁜 반응을 보이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기모진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살피다가 그를 불러보았다.
“모진.”
남자는 계속 자는 척했다. 소만리는 담요를 가지고 와서 그의 몸에 가볍게 덮어주고 그의 눈썹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모진, 몸속의 독소를 제거할 수 있다면 어떤 대가도 기꺼이 치를 거야.
...
기여온은 일주일 동안 입원해서 몸 상태를 관찰한 후 기 씨 집으로 돌아왔다.
소만리는 기여온이 다른 사람들과는 잘 지내면서도 기모진과는 접촉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매번 기모진이 여온의 앞에 오면 고개를 흔드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소만리 뒤로 숨어버렸다.
아이는 말을 할 줄 몰랐지만 소만리는 기여온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전에 보였던 기모진의 냉담한 행동에 적잖이 상처받았다고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기모진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다른 사람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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