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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8화

“어머, 최하준이래. 너무 잘생겼네. 사진보다 실물이 나은데?” “양유진이 꽤 잘생긴 줄 알았는데 최하준이랑 비교하니 볼 거 없네.” “시끄러워, 이것아. 입 다물어.” “……” 수군거리는 소리가 양유진의 귀에 들어오자 얼굴이 무거워졌다. 조용히 여름의 앞으로 한걸음 나섰다. 하준은 하객 무리 속에서도 한눈에 여름을 알아보았다. 하얀 원피스가 너무나 눈부셨다. 눈처럼 흰 피부에 장미처럼 붉은 뺨을 보니 심장이 두근거렸다. ‘내 여자야.’ 이때 양유진이 갑자기 여름의 손을 잡았다. 여름은 작은 짐승처럼 양유진의 몸 뒤로 숨었다. 싸늘한 기운이 휘몰아쳤다. 하준은 성큼성큼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일자로 다문 입술은 서릿발 같은 냉기가 흘렀다. 누가 봐도 결혼식을 축하하러 온 모양새는 아니었다. “결혼식을 축하하러 왔다면 환영하겠지만 망치러 왔다면 너무 늦었습니다. 여름 씨는 이미 내 아내예요.” 양유진은 무거운 시선으로 하준을 마주했다. “남의 아내를 괴롭힐 생각은 마시죠.” “남의 아내?” 하준이 낮은 소리로 큭큭 웃었다. 어쩐지 사뭇 슬프게 들렸다. ‘한때는 내 아내였던 사람이야. 내 손으로 압박해서 그녀가 이혼 서류에 사인하게 만들었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시 돌아가서 나를 아주 세게 후려갈기고 싶다. 백지안을 싸고도느라 네가 어떤 여자를 잃게 되는지 잘 보라고. 그래서 얼마나 큰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는지 말해주고 싶다.’ “결혼식은 결혼식일 뿐이지. 아직 혼인 신고도 안 해잖아?” 하준이 싸늘하게 웃었다. 양유진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하준을 똑바로 쳐다봤다. “이미 했습니다. 혼인 신고는 어제 마쳤어요. 최 회장, 난 당신과 달라요. 아내를 맞을 때는 서류상 절차도 진행하지만 합당한 예식으로 맞습니다.” 하준의 눈에서 마지막 남은 희망이 빠져나가는 것이 보였다. 목으로 뭐가 뜨거운 것이 울컥하고 올라오는 것 같았다. 제대로 서 있기 힘들었다. 며칠 만에 여름이 다른 남자와 혼인 신고를 하고 식까지 모두 마쳤다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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