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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7화

피로연. 여름은 우아한 화이트 원피스로 갈아입었다. 몸매를 달 드러내는 심플한 라인에 목에는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오늘의 신부인 여름은 내내 빛나는 모습이었다. “삼촌, 외숙모… 어머니, 축하드립니다.” 친척이 모인 테이블에 도착하자 한선우가 복잡한 심경으로 잔을 들었다. “고마워.” 여름이 잔을 들고 입에 대려는데 양유진이 부드럽게 한마디 했다. “무리하지 말아요. 그냥 입에만 댔다가 떼도 괜찮아요.” “어머나, 벌서 와이프 챙기는 거 봐.” 친지들이 웃으며 놀렸다. “신부는 조금만 마셔도 되지만 신랑은 원샷이지.” “유진 씨를 너무 곤란하게 하지 마세요.” 여름이 애교스럽게 웃었다. “오후에 신혼여행지로 가는 비행기는 탈 수 있어야죠.” “어허, 유진아. 와이프가 벌써 이렇게 널 챙기는 거냐? 좀 더 마셔야겠는걸?” 작은아버지는 물러서기는커녕 더 밀어붙였다. “그러네요.” 양유진은 사랑스럽다는 듯 여름을 바라보았다.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술은 좀 마시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날 아껴주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걸요.” 양유진은 마음에서 우러난 기쁨을 드러냈다. 아이처럼 웃는 유진을 보며 여름은 찌릿하게 가슴 한구석이 아팠다. 앞으로 더 잘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 외쳤다. “누구야? 누가 헬기를 착륙시키잖아?” “어느 재벌 집 회장인가 보지.” 다들 심드렁하게 불만을 늘어놓는 가운데 여름은 안색이 확 변했다. 최하준이 개인 헬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상혁이 이 시간이면 닿을 거라고 했던 말도 기억났다. 자신의 결혼식 이야기가 이렇게 퍼져나갈 줄도 몰랐지만, 하준이 어떻게든 알아내고 이렇게 오다니 뜻밖이었다. 양유진도 눈치를 챈 든 무의식적으로 여름의 손을 꽉 잡았다. “걱정하지 말아요. 밖에 내가 사람을 배치해 두었어요. 동성은 우리 바닥인데 설마하니 최하준이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남의 아내를 채 가지는 못할 거예요.” 여름의 입술이 가늘게 떨렸다. 다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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