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6화
“뭘 몰라?”
하준은 심장이 철렁했다. 그다음 말을 듣기가 두려웠다.
그렇다, 두려움.
하준은 다시 엄청난 두려움에 직면했다.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름을 밀쳤을 때 여름을 데리고 병원으로 향하던 길에 느꼈던 바로 그 두려움이었다.
가장 소중한 것이 자신의 손을 서서히 빠져나가는 것을 뻔히 보면서 전혀 막을 수 없을 때 느꼈던 그 엄청난 공포.
“강여름이 양유진하고 동성에서 결혼했어.”
이주혁이 어쩔 수 없이 말을 이었다.
“결혼식 끝났어. 양유진은 이미 공식 발표했고, 현장에서 기자들이 찍은 사진이 엄청나게 퍼졌어. 뉴스 열어 봐봐.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어.”
“……”
하준은 마른 세수를 했다. 거친 소리로 웃었다.
“거짓말하지 마. 오늘 만우절이냐?”
“아니야. 하준아, 강여름은 정말로 결혼했다니까. 정신 차리고 돌아와. 영식이랑 같이 술이나 한잔하자.”
“닥쳐! 여름이가 결혼했을 리가 없어. 아직 12시도 안 됐다고.”
하준이 고함쳤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예식을 오전으로 당긴 모양이야.”
이주혁이 달랬다.
“진정해. 강여름이랑 이혼할 정도였잖아. 그렇게 네가 사랑하는 것도 아니라고. 그냥 네 사람이 아니게 되니까…”
“툭”
하준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 감정이 그냥 소유욕이라고?
아니야, 난 여름이를 사랑해.
사랑한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너무 갑자기 깨달았던 것뿐이지. 하지만 난 여름이를 사랑하게 되었어.
여름이를 닮은 아이를 낳고 여름이와 평생을 함께 보내고 싶어.
그래, 내가 여름이에게 상처를 줬었지. 하지만 너무나 후회하고 있다고.
매분 매초 후회한다고. 밤에 잠이 오지 않을 정도야.’
하준은 머리가 텅 비었다. 한참 만에야 용기를 내 휴대 전화로 뉴스를 검색했다.
굳이 검색할 필요도 없이 모든 언론의 메인 뉴스가 강여름과 양유진의 결혼 소식을 전하고 전국의 네티즌이 모두 댓글에 달려든 듯싶었다.
온라인은 온통 두 사람의 웨딩 포토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름은 보조개가 쏙 들어가도록 웃고 있었다. 예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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