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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화

“에이, 설마 그 정도려고?” “뭘 잘 모르네. 아까 연주한 곡은 들으면 들을수록 빨려들 그런 곳이라고. 게다가 강 대표 음색은 워낙 맑고 독특한 데가 피아노 연주 실력은 전문 피아니스트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어. 시아 정도 실력하고는 급이 달라.” “시아가 그런 사람일 줄은 정말 몰랐네.” “뭐 다 그렇지, 뭐. 이 바닥에서는 이익 앞에서 의리를 져버리는 경우는 흔하다고. 몇 년 전에는 강여름 대표는 그저 동성에서도 그렇게 이름난 인물은 아니었나 보던데. 벨레스에서 정식으로 인정을 받았던 것도 아니고. 그러니 시아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테니 충분히 그런 짓을 했을 법도 하지.” “어쩐지.” “……” 다들 이제는 멸시의 눈으로 시아를 바라보았다. 이슈의 한가운데 있는 시아는 얼굴이 백짓장이 되었다. 이주혁과 사귀고 나서는 누구도 시아를 무시한 적이 없었다. 시아는 구세주를 찾듯 이주혁 곁으로 다가갔다. “주혁 씨, 난….” “그 곡이 진짜로 강여름이 써줬던 거였어?” 이주혁이 뭔가를 찾듯 날카로운 시선으로 시아를 바라보았다.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을 거야. 강여름 손에 초고가 있다면 아무리 댓글을 조작하고 알바를 푼다고 해도 여론을 우리가 완전히 장악하기는 쉽지 않을 거야.” 시아는 이주혁의 말투에서 자신을 도와주겠다는 행간을 읽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불쌍한 척하며 울먹였다. “그때는 우리가 좋은 친구였거든. 여름이는 자기는 가업을 이어야 해서 가수가 될 생각이 없다면서 가수가 되고 싶다는 내 꿈을 이루어 주겠다며 나에게 곡을 주었거든. 난 정말… 여름이가 이제 와서 저렇게 따지고 들 줄 몰랐어. 아마도 애초에 오해를 잘 풀지 않아서 점점 더 날 미워하게 된 것 같아.” 다가오던 백지안이 그 말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너한테 준 거라면 이제는 저작권을 되찾을 가능성은 낮으니 네 명예에 먹칠하겠다는 뜻이네.” 송영식도 맞장구를 쳤다. “강여름이 우리를 그렇게 눈엣가시처럼 여기더니 이제 와서 하나하나씩 잡아서 복수하겠다는 건 아니겠지? 미친 거 아냐?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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