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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8화

시아는 여름의 시선을 받으니 어쩐지 불안했다. “잘 하네. 열심히 해 봐.” 여름은 ‘훗!’하더니 눈을 초승달 모양으로 만들며 웃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었는데도 네 ‘꿈꾸던 천국’앨범 속 모든 곡이 내가 작사, 작곡한 거라서 아까 친 첫 곡과 네 ‘꿈꾸던 천국’이 그렇게 비슷하다고 말 한 마디를 안 하네?” 말이 떨어지자 장내가 순식간에 웅성거리는 소리로 가득해졌다. 사람들 시선이 순식간에 이주혁에게로 향했다. 시아가 이주혁의 사랑받는 여자친구인 덕에 연예에게서 보호받으며 승승장구했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주혁은 팔짱을 끼고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시아는 전혀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듯 잡아뗐다. “난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송영식은 그대로 내질렀다. “무슨 시비를 그렇게 마구잡이로 거나? 시아의 자작곡이 어떻게 갑자기 당신 자작곡 작품을 바뀌어? 사람이 뻔뻔해도 유분수지.” “그러니까 말이에요. 시아가 얼마나 실력이 좋은데 누가 시아에게 곡을 써줘야 할 필요가 있나?” 하정현도 맞장구를 쳤다. 여름은 그런 비난에도 전혀 흔들리는 기색없이 담담히 입을 열었다. “꿈꾸던 천국 앨범의 첫 곡인 ‘세 사람’은 나, 시아, 그리고 다른 한 명, 세 사람의 우정을 노래한 곡이었습니다. 그때 우리는 좋은 친구였거든요. 시아는 가수의 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제 자작곡 노트에서 가장 괜찮은 8곡을 시아에게 선물했습니다. 계약서를 쓰거나 사인을 하지는 않았어요. 방금 쳐드린 두 곡은 제가 최근 만든 곡입니다. 저는 제 실력을 보여드리기 위해 시아의 곡을 표절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시아는 얼굴이 하얘진 채 곧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얼굴을 했다. “여름아, 너도 가수가 되고 싶니? 그러면 내가 널 다른 PD님들께 소개해 줄게. 굳이 내 명예를 짓밟을 필요는 없어.” 여름의 입술이 살짝 위로 올라갔다. 여전히 시선은 시아를 향하지 않았다. “저에 대한 비난은 잠시 접어들 두세요. 다행히도 그 창작노트는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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