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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3화

출군하려고 막 문을 열던 여름은 산발을 하고 미친 듯이 달려드는 백지안과 마주하게 되었다. “강여름! 이 뻔뻔한 년! 남의 남자를 뺏어가!” 백지안은 욕을 하며 여름에게 마구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여름이 맞기는커녕 백지안이 넘어지면서 여름이 들고 있던 음식물 쓰레기 봉지에 부딪히며 오물만 뒤집어 쓰고 말았다. “가지고 싶으면 가져라.” 여름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더니 남아있던 쓰레기를 마저 백지안에게 쏟았다. 갑자기 과일 껍질이며 계란껍질 등이 몽땅 백지안이 머리에서부터 흘러내렸다. 음식물 쓰레기의 악취에 백지안은 구역질이 올라왔다. 백지안은 신경질적으로 머리에 있던 오물을 걷어 치우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한바탕 토하고 말았다. “토하기는. 그거 다 최하준이 어제 내 집에서 이것저것 먹는 바람에 나온 쓰레기인 걸.” 여름은 팔짱을 끼고 빙긋 웃으며 확실 사살했다. 3년 전 백지안은 자기 손으로 강여름을 지옥 불구덩이로 밀어 넣었다. 강여름의 친구, 가족이 모두 백지안의 손에 파괴되었다. 그런데도 백지안은 보란 듯 잘 살고 있었다. 밤이고 낮이고 뉴스에 올라오는 백지안과 최하준의 모습을 보며서 여름은 너무나 백지안을 부셔놓고 싶었다. 이제 그렇게 망가진 백지안을 보고 있자니 여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통쾌함이 느껴졌다. 그렇게 백지안이 분노에 날뛰며 실성한 모습을 보려고 어젯밤 억지로 참아낸 것이었다. 그런 더러운 인간, 사실 보기만해도 토 나올 지경이었는데도…. “아악! 이 나쁜 년! 죽여버리겠어!” 백지안은 충격에 미친 듯 달려들었다. 그러나 여름은 가볍게 옆으로 피하면서 백지안을 툭 쳤다. 그 바람에 백지안의 얼굴이 다시 바닥의 음식물 쓰레기에 처박혔다. 그 모습을 보니 여름은 가슴이 뻥 뚫리는 것만 같았다. “넌 아직도 내가 3년 전의 강여름으로 보이니? 백지안, 3년 전 네게 당한 고통을 나는 뼈에 새겨두었어.”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고! 준이 사랑하는 건 나라고!” 백지안이 힘겹게 일어났다. 이미 힘으로는 여름이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고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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