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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1화

하준은 여름을 쳐다봤다. 분명 졌는데도 어린애 같은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심장이 빠르게 두근거렸다. 침을 꿀꺽 삼켰다. 무의식적으로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여름의 입가에 붙어 있던 국수를 덥석 물었다. 이때 하준의 입술이 여름의 입술에 부딪혔다. 순간적으로 여름의 동공이 크게 확장되었다. 기다란 속눈썹이 빠르게 하준의 볼을 스쳤다. 맑은 여름의 눈에서는 별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 그 순간 갑자기 하준의 머릿속에서 버티고 있던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 여름의 뒷목을 잡아당겨 다시 그 입술을 맛보고 싶었다. 그러나 밖에서 벨소리가 다급하게 울려왔따. 여름은 머뭇거리다가 하준을 와락 밀어냈다. 뽀얗던 볼은 발갛게 물들어 있었다. 여름은 하준을 한번 노려보고는 현관으로 가 문을 열었다. 이주혁의 훤칠한 몸이 문 앞에 서 있었다. 이주혁의 시선이 순시간에 여름의 입술로 향했다. 다들 유경험자다 보니 바로 눈치챘다. 두통이 몰려왔다. “당신 찾으러 왔네. 제발 둘 다 빨리 좀 가주라. 또 내가 당신을 유혹했다는 소리 따위 듣고 싶지 않으니까.” 여름이 하준을 돌아보며 비웃더니 그릇을 들고 주방으로 가버렸다. 이주혁이 걸어 들어왔다. 하준이 그를 보더니 그 흠잡을 것 없는 얼굴을 확 구겼다. 이주혁이 이렇게 눈에 거슬렸던 적이 없었다. ‘방금 주혁이 자식이 방해만 하지 않았어도 지금쯤 여름에게….” 그런 생각이 강렬하게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순가 두통이 일어나며 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정자가 뇌로 들어갔나, 내가 대체 왜 이러지?’ “보아 하니 내가 이미 한 발 늦었군.” 이주혁이 살짝 인상을 썼다. “네가 여긴 웬 일이야?” 하준은 갑자기 긴장이 되었다. “설마 지안이가….” “걘 아직 몰라. 가자.” 이주혁이 돌아서서 먼저 나갔다. 하준은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는 여름을 한 번 돌아보았다. 뭔가 한 마디 건네려다가 백지안을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서 그대로 이주혁을 따라 나갔다. 문이 닫혔다. 여름은 수도를 잠궜다. 눈빛이 싸늘하게 빛났다. ---- 1층. 하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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