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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6화

상혁이 매우 내키지 않은 듯 입을 열었다. “솔직히 FTT는 8년 전 여사님 손에 있을 때도 순조롭게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회장님께서 자리를 물려받으시고 나서는 여러 차례 직접 해외에 가서 특급 인재도 초빙해 오시고 직접 랩도 만드시면서 과학기술 분야를 개척해서 국내 최고의 기업이자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 내셨습니다. 그런데 그걸 최양하에게 양보하시렵니까?” “최양하가 한 게 뭐 있습니까? 새벽 2시까지 일하고 4시에 일어나며 업무 보시는 동안 최양하는 외국 나가서 실컷 놀다가 돌아오자마자 고위직을 받은 거 아닙니까?” “내가 남 좋은 일이나 해주는 사람으로 보이나?” 하준이 문득 눈썹을 치켜 올렸다. 상혁은 흠칫했다. “어젯밤 일은 좀 조사해 봤나?” 하준이 수건을 던지더니 말을 돌렸다. “회장님께서 드신 술을 누군가가 흥분제가 든 술로 바꿔치기한 겁니다.” 상혁이 말을 이었다. “그 뒤에 누군가가 서유인에게 강여름 씨가 강제로 회장님 방으로 끌려갔다고 전했습니다.” “그랬군.” 하준이 끄덕였다. ‘어젯밤에 나, 서유인, 구 이사가 죄다 최양하의 손에서 놀아났군.’ 하준은 2층 침실 쪽을 한번 보더니 이모님께 말했다. “좀 올라가서 봐주시겠어요?” 이모님이 내려오더니 걱정스럽게 입을 열었다. “침대에서 꼼짝도 안 하네요. 먹지도 마시지도 않겠대요. 상태가 너무 안 좋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아주 영혼이 다 빠져나가서 더 이상은 살고 싶지 않은 사람 같아요.’ 이모님은 차마 다음 말은 하지 못하고 삼켰다. “단식을 하시겠다?” 하준의 눈이 짜증과 분노로 번뜩였다. 벌떡 일어나더니 2층으로 올라갔다. 이모님 말씀처럼 여름은 창백한 얼굴로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그러나 하준은 여름이 깨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날 압박하는 겁니까?” 하준이 냉랭하게 웃었다. “강여름 씨, 언제부터 이렇게 약해졌습니까?” 여름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언제부터냐고? 강태환 부부가 내 친부인 줄 알았을 때, 하루하루 날 죽음으로 몰아가고, 감옥에 처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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