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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장

“나 때문에 깼습니까?” 하준이 급히 이불을 여며주었다. “자요. 늦었습니다. 얘기는 내일 하도록 하죠.” “할머니는 좀 어떠세요?” 여름은 그냥 일어나 앉았다. 실크 잠옷이 드러났다. “괜찮습니다. 그냥 혈압이 오른 겁니다. 며칠 쉬시면 괜찮아질 겁니다.” 하준이 여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여름이 기다란 속눈썹을 내리 깔고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 “쭌, 날 이제 좀 놔줘요.” ‘쭌….’ 정말 한참 동안 여름은 하준을 쭌이라고 부르지 않았었다. 두 사람이 한참 좋았을 때 여름은 항상 그 달콤한 이름으로 하준을 부르곤 했었다. 잠시 정신을 놓고 있는 사이 여름은 이미 바닥으로 내려가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였다.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날 놓아주고, 당신도 놓아줘요. 봤잖아요. 당신 네 식구들은 내가 당신과 있도록 그냥 두지 않을 거예요. 이제 이런 삶을 더는 참을 수 없어요. 그 많은 사람으로부터 비난을 듣고… 나도 사람이에요. 이젠 너무 지쳤어!” 그렇게 말하면서 여름은 엉엉 울었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여름의 삶은 하준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비참했다. 그러나 할머니는 여름을 더할 나위 없이 귀하게, 자랑스럽게 키웠다. 누군가의 내연녀로, 멸시를 받으며 살라고 키우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모든 것이 무너져 버렸다. 서울로 와서 친엄마를 위해 복수를 하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되려 강신희의 명예까지 더럽혀 버렸다. 복수고 뭐고 이제는 그냥 동성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너무 지쳤다. 오늘 벌어진 일이 결국 강여름 최후의 마지노선까지 무너트려 버린 것이다. 하준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오늘로 여름이 자신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 벌써 두 번째였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이렇게 비굴하게 만들어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장이 가시에 할퀴어서 피가 줄줄 흐르는 것만 같았다. “일어나십시오.” 여름을 일으켰다. “풀어주겠다고 할 때까지 안 일어나요.” 여름이 하준을 쳐다봤다. 눈이 사뭇 어두웠다. “언제부터 이렇게 됐습니까!”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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