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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화

여름이 물에서 머리를 내밀어보니 그 사람은 종적을 이미 감추었다. 저녁을 먹을 때 주방장이 했던 짓 때문에 한창 경계를 하고 있었는데도 장춘자 핑계를 대는 데에야 따라오지 않을 재간이 없었다. 그래서 녹음을 하고 있었는데…. 핸드폰을 꺼내 봤지만 이미 물에 젖어서 꺼져버렸다. 상대가 뭘 어쩌려는 수작인지 알 수 없으니 빨리 자리를 떠야 했다. “누구야?” 대숲 뒤에서 갑자기 웬 반라의 남자가 나타났다. 아랫도리에 수건만 두른 그 사람은…. 뜻밖에도 최윤형이었다. 그 순간 무슨 일인지 알 것 같았다. 여름은 피식하고 웃었다. “아이씨, 깜짝이야! 여기서 뭐 하세요?” 최윤형이 깜짝 놀라더니 가슴을 감싸며 가렸다. “아, 빨리 가세요. 형님이 알았다가는 저는 죽은 목숨이라고요.” “나도 속아서 여기까지 왔어요.” 강여름이 물에서 나왔다. “옷이 젖어서 일단 좀….” 말하는 중에 저쪽에서 저벅저벅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여름의 안색이 확 변했다. 여름과 최윤형이 온천 같은 데서 온몸이 젖은 채 있는 걸 본다면 변명할 말이 없게 된다. “제가 가서 잠깐 시간을 끌어볼게요. 빨리 안으로 들어가세요. 뒤쪽 2층에 있는 방이 형님 방이에요. 제가 좀 있다가 형님께 말씀드려 놓을게요.” 최윤형이 최민, 위자영, 최정 등 무리를 상대하러 급히 아치형 문 쪽으로 갔다. 심지어 최윤형의 어머니인 고연경도 있었다. “이렇게 다들 몰려오시고, 무슨 일이에요? 남 목욕하는 거 훔쳐보러 오세요?” 최윤형이 능글거리며 그들을 막았다. “비켜.” 고연경이 눈을 부라렸다. “강여름이 이쪽으로 갔다고 하던데, 걔가 너 꼬시러 온 거 아니니? 어디 숨겼어?” 고연경은 아들의 됨됨이를 잘 아는지라 혹시라도 무슨 못된 짓을 저질렀을까 싶어 마음이 급했다. 서경주 같은 인물에게 잘못 보이고 싶지도 않았지만, 밖에서 낳아왔다는 여름은 그녀의 눈에 차지도 않았다. 그래서 아직 무슨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일단 여름을 트집 잡아서 아들을 장가 보낼 일은 없게 만들고 싶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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