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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3화

“알아.” 윤서가 웅얼거렸다. “송영식도 올 거 아냐? 송영식이 그렇게 좋아 죽는 백지안은 엄청나게 차려 입고 나올 텐데 난 괜히 늘어진 모습 보여줘서 그 인간에게 무시당할 건덕지를 주고 싶지 않단 말이야.” “쓸 데 없는 소리. 송영식은 지금 입원했거든.” “그건 모르지. 그 인간이 백지안을 오죽 좋아하냐? 거의 다 됐어. 얼른 하고 내려갈게, 끊어.” “빨리 해….” 여름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전화가 끊겼다. 다시 10분을 더 기다린 다음에야 윤서가 내려왔다. 윤서는 정말 영리하게 차려 입었다. 숱 많은 긴 머리는 뒤로 늘어뜨리고 시원스러운 라인을 자랑하는 얼굴은 거의 메이크업을 한 흔적이 없어 완전히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드러내면서 입술에 빨간 립스틱을 발라 생기를 더해주었다. 청원피스에는 갈색 가죽 벨트를 매치하고 하얀색 신상 명품백을 들면서 바디라인을 시원스럽게 보이게 입었다. 현관에서 차까지 걸어오는 짧은 거리에도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윤서의 몸으로 쏠리면서 넋 놓고 윤서를 바라 보다가 나무에 부딪히는 사람까지 있었다. 여름이 그 장면을 바라보는 동안 윤서가 여름의 차 문을 열고 올라탔다. “누가 널 11주차 임산부로 보겠냐?” 여름이 투덜거렸다. “아직 배가 그렇게 나오지 않아서 그렇지 뭐. 나도 배가 불러지면 그렇게 예쁘지만도 않을걸.” 윤서가 걱정스러운 듯 한숨을 쉬더니 머리를 쓸어 넘겼다. “어때? 그래도 이 언니가 아직 예쁘지?” “……” “왜? 언니가 너무 예뻐서 말도 안 나오지?” 윤서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아니, 너 송영식을 후회하게 만들려고 그렇게 차려 입은 거지? 그런데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 널 버린 걸 굳이 후회하게 만들고 싶냐? 여름이 웅얼거렸다. “얘가 이렇게 뭘 몰라요. 그 자식이 나한테 한 짓은 그냥 버리는 정도의 나쁜 짓이 아니라고.” 윤서가 씩씩거렸다. “백지안을 위해서 눈물까지 질질 흘려가면서 아이를지우라고 했던 그 멍청이만 생각하면 울분이 식지를 않아. 내가 너한테 지는 거면 몰라도 백지안 그 빌런에게 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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