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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화

“우리가 결혼식을 하던 날 경찰이 그 일로 백지안 씨를 체포하는 바람에 저는 백지안 씨와의 결혼을 취소했습니다. 저는 일부러 백지안 씨의 청춘을 낭비하게 만든 게 아닙니다. 저야말로 백지안 씨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간 겁니다.” 하나하나 증거가 제시되자 판사는 증거를 들여다보고는 백지안을 한번씩 쳐다봤다. 백지안은 당황했다. 스티븐이 일어서서 하준을 노려보았다. “성적인 장애가 있어 백지안 씨를 건드리지 않았다고 온라인에 밝히셨던데요?” “네, 의료 기록을 증거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하준이 고개를 들었다. 스티븐이 차갑게 피식 웃었다. “그렇군요. 하지만 저는 백지안 씨와 최하준 씨가 사귀는 동안 전처인 강여름 씨에게 사후피임약을 사주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성관계를 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인데 백지안 씨에게 손도 대지 않았다는 건 순전히 거짓말이 아닙니까?” 판사가 얼굴을 찡그렸다. “피고인 변호사, 증거 있습니까?” “있습니다. 이것은 최하준 씨가 사후 피임약을 처방받은 기록입니다. 뒤에 보시면 여러 차례 처방 받은 기록이 있습니다. 즉 성관계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증거입니다.” 스티븐이 덧붙였다. “최하준 씨는 지금 거짓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준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스티븐이라는 녀석 좀 하는데? 사후 피임약 처방 기록을 뽑아 왔을 줄이야?’ 하준은 고개를 들었다. “저는 백지안 씨에게는 손댄 적이 없습니다. 매번 시도할 때마다 본능적으로 속이 뒤집혀서 구역질이 올라왔거든요.” 스티븐이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백지안 씨를 10년이 넘게 가지고 놀면서 결국에는 백지안 씨를 보면 구역질이 났다니, 최하준 씨. 궤변을 늘어놓으시는군요. 백지안 씨가 왜 곽철규를 만났겠습니까? 강여름 씨가 귀국한 뒤로 최하준 씨는 강여름 씨와 밀회를 가지며 관계를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백지안 씨는 같은 방법으로 보복하려고 했던 겁니다.” “그때까지는 강여름과 정식 부부인 상태였습니다….” “참으로 염치가 없군요. 강여름 씨가 죽었던 것으로 알려진 3년 동안 백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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