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4화
하준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그대로 가녀린 여름을 품에 단단히 안아 버렸다.
밤바람이 불어와 여름의 얇은 슬립자락이 흔들렸다.
“자기야, 이혼해. 양유진은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아.”
여름은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힘껏 하준을 밀어냈다.
“놔. 오밤중에 남녀가 이러고 있다가 누가 보기라고 하면 오해하기 딱 좋은 그림이라고. 또 누구 맞는 꼴이 보고 싶어서 이래?”
여름의 말을 들으니 하준은 마음이 아팠다. 여름을 풀어주었다.
내내 여름을 안고 있고 싶었지만 자기 때문에 여름이 다치는 것은 볼 수 없었다.
“내가 이혼을 하더라도 당신 때문은 아닐 거라고, 알겠어? 혼자 김칫국 마시지 마.”
여름은 일부러 싸늘한 얼굴로 딱딱하게 말했다.
“나 혼자 착각하는 거 아니야. 자기야, 당신이 더 잘 알잖아? “
하준이 여름을 보며 빙그레 웃었다.
“다른 남자였어도 당신이 그런 상황이라면 도와줬을까?”
그날 일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여름은 부끄러워서 귀까지 빨개졌다.
하준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다 여울이랑 하늘이 때문에 그런 거거든! 애들 아빠니까.”
“그래, 알아. 고마워, 여울이 하늘이 엄마.”
하준은 여전히 이글거리는 눈으로 여름을 바라보았다. 어찌나 뜨거운지 그대로 여름을 태워버릴 것 같았다.
여름은 도저히 더는 버틸 수가 없었다. 돌아서서 차 문을 열었다.
“당신 상대할 시간 없어. 가서 자야겠어. 유진 씨 찾아갈 생각은 하지도 마. 그랬다가는 정말 완전히 오해받을 테니까.”
“우리 사이에는 오해받고 말고 할 것도 없잖아?”
하준이 싱글싱글 웃었다.
“입 다물어!”
여름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그러다 보니 다시 뺨이 얼얼해서 ‘스읍’하고 숨을 들이켰다.
하준은 당황했다. 서경주의 별장 문 앞에 두고 와서 약이 없었다. 처음으로 이런 일을 겪어 대체 뭘 어째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여름을 달래줄 뿐이었다.
“많이 아파? 내가 불어줄게.”
하준이 얼른 다가가서 여름이 뺨을 호호 불어주었다.
여름은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
‘뭐야, 아기 취급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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