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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0화

여름은 고소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천하의 최하준이 여자에게 압박을 당하는 날이 다 있고? 보아하니 아주 괴로우신 것 같은데 아예…몸으로 때우는 건 어때? 맹지연 신분도 대단한데. 나중에 쟤네 아빠가 국무총…” 여름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하준의 입술이 다시 여름의 입술을 덮었다. 짝 소리가 나도록 엉덩이를 치기도 했다. 여름은 부끄러움에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 잡아먹을 듯 하준을 노려보았다. “최하준, 감히 날 때려?” “사람이 농담을 해도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는 법이야. 난 당신만 사랑한다고. 맹지연이 내 재산을 다 날려버리겠다고 해도 난 그 문제에 있어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거야.” 하준이 여름의 귀에 얼굴을 묻고 낮은 소리로 고백을 이어갔다. “그 많은 일을 겪고 나서야 나는 이제 권력도 돈도 얼마나 뜬구름 같은 건지 알았어. 내가 정말 아낄만한 가치가 있는 건 오직 당신뿐이야.” 하준의 잠긴 목소리와 호흡에 여름은 온몸이 찌릿찌릿했다. 결국 짜증스럽게 한 마디 뱉었다. “아쉽게도 너무 늦게 알았어. 당신은 이미 날 놓쳐버렸다고.” “늦지 않았어.” 하준은 여름에게 머리를 비볐다. “당신이 정말 날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면 방금 들어오지 않았을 거야. 지금 내 꼴을 보고 당신인 스스로 그물로 걸어 들어온 거라고.” 여름은 부끄러움에 하준을 밀쳤다. “송정환 씨가 밀어서 그냥 밀려 들어온 거거든.” “알 게 뭐야. 어쨌든 지금 날 구할 사람은 당신뿐이야.” 괴로움에 온통 벌겋게 달아오르다 못해 터질 지경인 하준의 얼굴을 보고 여름은 갑자기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다. “자기야, 가지 마. 자기가 가고 나면 난 죽어버릴지도 몰라.” 하준은 그렇게 말하면서 여름의 손을 자신의 남성에 올려놓았다. 여름은 눈이 커졌다. 맹지연의 계략에 걸려들어 약을 먹었는데도 하준의 그곳은 전혀 반응이 없었다. 여름은 갑자기 하준이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하준이 씁쓸하게 웃으며 여름을 바라보았다. “자기야, 나 너무 괴롭다. 하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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