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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1화

송영식은 혼란스러웠다. 백지안의 통곡 소리에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짜증이 올라왔다. ‘임윤서, 속으로는 그런 꿍꿍이를 가지고 오늘 밤에 일부러 나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 주었구나.’ “너 나한테 왜 이래? 하준이한테 버림받은 것도 서러운데 너까지 날 배신하다니? 난 이제 어떻게 살아? 평생 절대 버리지 않고 나만 사랑해 주겠다며?” 백지안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맞은 듯 뺨이 화끈화끈 달아올랐다. “미안해…. 나도 며칠 전에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어.” 송영식이 고개를 떨구고 변명을 했다. “걔를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우리 식구들이 수술을 못 하게 했어.” 백지안의 동공이 확장되었다. 두 줄기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러니까 그 아이를 낳겠다는 말이네? 나는 어쩌라는 거야? 여기서 물러 나야 해?” 송영식은 당황했다. “아이는 낳아서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키우시게 할 거야. 임윤서하고도 얘기 다 했어. 결혼은 안 한다고….” “너 왜 이렇게 순진하니? 걔는 네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걸 알아서 애를 앞세워서 결혼하려고 하면 네가 반감을 가질 것을 알고 그걸 역 이용하는 거야. 네 가드가 내려가면 너랑 접점을 늘려서 널 유혹해가지고 우리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거라고.” 백지안이 구구절절 생각을 늘어놓았다. 송영식은 완전 얼이 빠졌다. 임윤서가 그런 인간이라고는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왜? 안 믿어져?” 백지안이 서글프게 웃었다. “날 안 믿어줄 줄 알았어. 그래서 내가 방금 통화한 내용을 녹음해 놨었지. 들어봐.” 백지안이 녹음 파일을 열자 의기양양한 임윤서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저렇게 괜찮은 남자를 너한테 그냥 주기는 좀 아깝더라.’는 부분이 되자 송영식의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졌다. “억지로 시키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랑 사귀고 싶다면 그 아이는 남기면 안 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여자와 아이를 가지지 않았으면 해. 난 우리 사이에 태어난 아이만 있으면 좋겠어. 난 널 사랑하니까 널 독차지 하고 싶어.” 백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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