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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화

그러나 뒤로 돌아서는 순간 전수현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원래 양유진은 전수현과 경매를 보러 왔었다. 방금까지도 개별룸에서 착 달라붙어서 껴안고 있었다. 그런데 나오자마자 양유진은 예의 성인군자 가면을 척 쓰고 있는 것이다. 양유진은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수준의 남자가 아니라는 점은 잘 알고 있었다. 강여름이 부럽지도 않았다. 오히려 양유진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강여름이 안쓰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 차 안. 양유진이 운전을 하고 있었다. 여름은 보조석에서 가방을 열고 시계 박스를 꺼냈다. 안에는 고급진 시계가 들어있었다. “꽤 많이 썼겠군요.” 양유진이 안타까운 듯 말했다. “앞으로는 나에게 너무 많이 쓰지 말아요. 오히려 내가 당신에게 더 잘해주고 싶은데.” “괜찮아요. 이게 제가 유진 씨에게 하는 첫 선물이 되겠네요.” 여름은 시계를 꺼내 양유진의 손목에 채웠다. 우아하게 잘 어울렸다 그렇게 양유진의 손목을 보고 있자니 뇌리에 최하준의 손목이 떠올랐다. 최하준의 손목은 유별나게 아름다웠다. 한 번도 명품 브랜드의 시계를 찬 적이 없는 손목이었다. 대신 하준은 최고의 시계공이 따로 디자인한 시계를 찼다.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이었다. ‘아유, 내가 왜 또 그 망할 인간을 떠올리고 있어?’ 여름은 한숨을 폭 내쉬면서 칭찬 세례를 퍼부었다.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데요.” “고마워요. 정말 마음에 드는데요.” 양유진이 여름의 손을 잡고 미안한 듯 말했다. “미안해요, 여름 씨. 그날은 내가 너무 흥분했었죠. 내 감정만 생각하고 당신이 여울이 엄마라는 사실을 잊었어요. 내 마음은 여전해요. 난 최하준은 싫지만 당신의 결정을 지지할게요.” “아니에요. 확실히 제가 너무 이기적이었죠.” 여름도 사과했다. “됐어요. 그럼 우리… 화해한 거죠? 이제 싸우지 말아요” 양유진이 싱긋 웃었다. 여름도 따라 입꼬리를 올렸다. 한참을 달리다가 여름이 물었다. “오늘 경매장은 어떻게 온 거예요? 추신에서 부르던가요? 전에 보니 추성호 대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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