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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장

하지만 요즘 강은별이 많이 불안해보이는 터라 그녀는 당분간 말하지 않기로 했다. “어제 나한테 찾아왔더라고. 근데 여전히 이혼하지 않겠대. 이혼 문제는 아마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아. 양가 부모님이 엮일 가능성도 높고, 난 무엇보다도 부모님들이 이 사실을 알고 힘들어하실까 봐 그게 제일 걱정이야. 그리고 혹시라도 나한테 곽경훈을 용서하라고 권할까 봐 두려워.” 강은별의 목소리는 점점 더 낮아졌다. “곽 대표와 정말 이혼할 생각이야? 혹시... 외도한 이유가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라 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 반드시 하려고 다짐했어?” 서하윤이 물었다. 강은별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어쩔 수 없는 이유? 약에 중독되어 전혀 의식이 없이 이은화와 관계를 가졌다고 해도 난 받아들일 수 없어. 게다가 처음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그 오랜 시간 여전히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까? 지금도 내 머릿속엔 그 영상이 지워지지 않아. 이유가 어쨌든 우리 사이는 절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 금이 간 결혼과 사랑이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나아.” 그러자 서하윤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 어떤 일이 생기든, 네가 어떤 결정을 하든 난 언제나 너 지지할 거야.” 강은별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나도 항상 네 편이 되어줄 거야.” 순간 너무 진지해진 분위기에 강은별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리고 테이블 위의 배달 음식을 가리키며 말했다. “빨리 먹어. 우리가 전에 맛있게 먹었던 분식집 음식이야. 내가 특별히 널 위해 배달했어.” “어쩐지 익숙한 냄새더라.” 서하윤은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이 분식집은 크지 않지만 세명시에서도 유일하게 학교 근처에만 있는 가게였다. 아마도 학교 학생들만 그 가게의 맛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밀크티도 함께 배달했어. 비록 체인점이긴 하나 다른 곳에서는 우리 학교 앞 가게에서처럼 재료를 듬뿍 넣어주지 않더라고.” 강은별은 소파에 기댄 채 머리를 서하윤의 어깨에 기대고 학창 시절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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