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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장

이은화는 갑자기 확신이 서지 않았다. 설마 강은별은 자신을 속이며 이 일을 덮으려는 걸까? 설령 곽경훈이 밖에서 다른 여자와 아이를 낳았다 하더라도 강은별은 신경 쓰지 않기로 한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강은별은 혹시 그녀의 말을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무래도 실질적인 증거를 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이은화는 다른 휴대폰을 꺼냈다. 그녀는 워낙 휴대폰 두 개를 가지고 다녔지만 처음부터 곽경훈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바로 곽경훈과 함께한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였다. 그 안에는 그녀가 침대에서 몰래 찍은 사진과 영상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영상은 흐릿하고 선명하지 않았다. 곽경훈에게 들킬까 봐 몰래 촬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선도 많이 어두웠다. 사진들을 넘겨보았지만 사용할 만한 것들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영상 하나를 찾았다. 설령 강은별이 자신을 속이며 참으려 해도 이런 영상을 보면 분명 이성을 잃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까? 강은별은 이렇게 광적인 곽경훈의 모습을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강은별, 제발 날 실망시키지 마. 난 당신과 나는 다른 부류라고 생각했어. 만약 이 영상을 보고도 참는다면 당신도 단지 곽씨 가문 사모님이라는 타이틀만 누리는 속물에 불과해.” ㅡㅡ 샤워를 마친 강은별은 아까만 정신이 맑아지고 차분해졌다. 소파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는 서하윤을 보며 강은별은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미안해, 하윤아. 많이 걱정했지?” “넌 쉽게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 어떤 시련이 닥쳐도 넌 다 헤쳐 나갈 수 있어.” 서하윤은 따뜻한 목소리로 강은별을 위로했다. 그 말에 강은별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우선 좀 자다가 내일 아침에 가자.” “그래.” 두 사람이 잠을 자려는데 강은별의 휴대폰에서 다시 알림음이 울렸다. 강은별은 바로 휴대폰을 들었다. 그 순간 휴대폰 속에서 은밀하고 낯 뜨거운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상 속에는 곽경훈의 등만 보였는데 그 등은 강은별이 가장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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