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17장
이 벼루...
“악물은 아니지만 원래 주인의 원한이 남아 있네요.”
서하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박창식은 그녀를 한 번 쳐다본 뒤 고개를 끄덕였다.
“원한이 남아 있다고? 그래서 그런가...”
“무슨 말씀이세요?”
박창식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건 내 오래된 친구의 벼루야. 그 친구는 이 벼루를 얻은 후 자주 사용했는데 매번 이것만 사용하면 심장이 답답해 숨을 쉬기 힘들다고 하더군. 원래 시간만 있으면 글을 쓰기 좋아하던 친구인데 그날은 아무 글도 쓸 수 없다고 했지. 그래서 난 이게 악물인 줄 알았어. 하지만 물건에 원한이 남아 있으니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어?”
서하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맡겨만 주시면 제가 해결할게요.”
“그래, 고생해. 맞아, 할 얘기가 더 있어. 이 편지부터 확인해. 친구가 나한테 쓴 거야.”
박창식이 편지를 넘기며 말했다.
이 세월에 손 편지를 쓰는 사람은 아마도 박창식 세대밖에 없을 것이다.
손 편지는 시간을 소요하기에 요즘 사람들은 전화나 영상 통화를 더 선호한다.
하지만 손 편지에는 진한 낭만이 있다.
서하윤은 편지를 펼쳤다.
처음엔 박창식이 왜 이 편지를 보여주려 했는지 궁금했지만 막상 펼쳐보니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녀의 얼굴은 점점 더 심각해졌다.
박창식 친구의 손녀는 자기가 환생한 사람이라며 할아버지가 수술실로 들어가면 다시는 못 나올 거라며 그의 수술을 반대한다고 했다.
심장 우회술을 받기로 했는데 손녀딸이 반대하자 집안 사람들은 당연히 믿지 않았지만 할아버지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박창식에게 도움을 청했다.
“정말 환생한 걸까?? 혹시 악물의 영향 때문은 아닐까?”
서하윤이 편지를 다 읽은 후 박창식이 말했다.
그러자 서하윤은 머리를 흔들었다.
“확실하지 않아요. 정말 환생인지 아니면 악물 때문인지는 아직 알 수 없죠. 하지만 요즘 자기가 환생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셋이나 만났어요. 첫 두 사람은 악물을 접촉했는데 악물의 영향을 받은 건지는 직접 만나봐야만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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