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장
그들에게 있어서 많은 돈은 아니지만, 모욕감을 주는 건 사실이었다.
“너 설마 우리 돈을 따려고 프로 선수를 데리고 온 건 아니지?”
강재민은 차은우를 노려보면서 물었다.
겉보기에 고작 20세인 어린 나이에 사회 경험도 많은 거 같은 않구먼, 마작을 만질 땐 몇십 년 된 노름꾼 같았다.
서하윤은 패를 내면서 억울한 표정으로 설명했다.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에요.”
연약한 척 연기하는 서하윤을 보고 차은우 미간에 약간 웃음기가 보였다. 그리고 강재민을 쳐다보면서 덤덤하게 말했다.
“돈 없으면 놀지 마.”
“나 무시하는 거야?”
강재민은 어이가 없었다.
여기에 앉아 있는 사람 중, 돈 없는 사람은 없었다.
몇천만은 물론 하룻밤에 몇백억을 져도 눈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차은우가 이 여자를 데리고 온 게 갑자기 이해됐다. 얼굴이 예쁜 데다가, 머리까지 똑똑했다.
서하윤은 연속 세 판 이겼다. 그리고 고개를 갸웃하더니, 차은우에게 말했다.
“이제 됐지? 계속 이기면 너무한 거 같은데?”
서하윤은 대충 계산해 봤는데, 그녀 혼자서 10억 정도 이겼다. 즉 한 사람당 3억 넘게 졌다는 뜻이었다.
영자 할머니께서 그러셨다. 도박에 너무 빠져선 안 된다고. 부정한 재물이기에 정도껏 해야 한다고 했다.
“다 놀았어? 더 놀고 싶으면 계속 해도 돼. 네가 이긴 돈, 별거 아니야.”
차은우는 살짝 떨고 있는 그녀의 속눈썹을 쳐다보았다.
너무 많이 이겼다는 생각에 서하윤은 약간 머쓱해졌다.
“나중에 내가 밥 사줄게.”
“네가 한 밥 먹고 싶어.”
차은우의 목젖이 위아래로 한번 움직였다.
클럽의 분위기가 애매해서 그런지, 차은우는 이상한 게 갈증이 났다.
서하윤은 아주 시원하게 대답했다.
“내가 한 상 가득 차려줄게.”
‘몇억을 땄는데, 너무 쪼잔하면 안 되지.”
“좋아.”
차은우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근데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강재민이 별생각 없이 물었다.
차은우가 여자랑 이렇게 가까이 붙어있는 건 처음 봤다.
그리고 차은우의 눈빛에서 애정이 살짝 보였다.
“서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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