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5장

몇 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일을 겪은 성지현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는데 이제는 제법 침착하고 절제 있는 모습이었다. 그녀의 거만함과 고고함은 많이 사라진 듯했지만 한 사람의 기질은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다. 가끔은 표정과 눈빛만 보아도 한 사람의 진짜 속내를 알 수 있었다. 서하윤이 차에서 내리자, 성지현이 다급히 달려왔다. “내가 널 얼마나 기다렸는데!” 서하윤을 보자 긴장으로 굳어 있던 성지현의 마음이 그제야 놓였다. 사실 그녀는 서하윤이 올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몇 년 동안 너무 많은 일이 벌어졌고 지금의 세명시는 3년 전의 세명시가 아니었다. 물론 성지현도 더는 3년 전의 성지현이 아니었다. “들어가서 확인하자.” 서하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택으로 들어가는 동안 성지현은 최근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성지현의 할아버지인 성진철과 셋째 삼촌인 성태민과 관련된 일이었다. 두 사람은 모두 같은 증상으로 밤만 되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고 한다. 짜증을 내고 심각한 불면에 시달리며 심지어 잠을 자면서도 욕설을 퍼부었다. 가장 심할 때는 하루에 한 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하는데 이런 상황은 악순환으로 이어져 두 사람의 컨디션은 하루하루 더 나빠졌다. 성진철은 몇 년 전 병으로 입원한 적이 있는데 그 뒤로 3년 동안 건강에는 계속 크고 작은 문제가 생겼다. 게다가 나이도 많아 수면에 대한 영향도 더 컸다. 집에는 항상 산소호흡기가 준비되어 있어 호흡이 힘들 때마다 호흡기를 사용했고 지금은 계단을 내려가는 것조차 힘이 든다고 한다. 성지현의 셋째 삼촌인 성태민은 우울증으로 아내와 이혼하고 아들마저 인정하지 않으며 시도 때도 없이 자살을 시도했는데 이로 인해 가문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할아버지가 다시 골동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는 걸 나도 최근에야 알게 됐어. 다들 이제는 악물이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별로 신경 쓰지 않았지. 처음에 할아버지와 삼촌이 불면증에 시달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