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6장

서하윤은 운전 중인 서하경을 힐끔 보았다. 그녀가 전화를 받자 가족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 “네, 편해요.” 문예리는 누가 들을까 봐 더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게... 나랑 차 회장님 같은 방에 있어요. 근데 차 회장이 많이 취했네요.” 문예리는 차은우를 손으로 밀어 보며 말했다. “취했다고요?” 서하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십 분 전까지도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던 차은우가 갑자기 취했다니? “나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에는 취하는 척하는 줄 알았죠. 근데 아무리 밀어도 반응이 없어요.” 문예리가 말했다. 서하윤은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 “그 집에서 밤을 보내면 위험해요.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요. 장 실장은요?” “민호는 아래층에서 아직도 접대 중이에요.” “장 실장한테 연락해 볼게요. 문예리 씨, 그 방에서 나가면 절대 안 돼요. 은우 씨 옆에 꼭 있어 주세요.” “네, 걱정하지 마세요. 난 술을 안 마셨으니까 옆에 있어 줄게요.” 서하윤은 곧 장민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장민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순간 불안한 느낌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서하준은 백미러로 서하윤의 표정을 보고 물었다. “하윤아, 무슨 일 생겼어?” 서하준의 말에 강서진과 서하민, 그리고 서하경까지 전부 서하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가족들의 걱정스러운 시선에 서하윤은 먼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별거 아니야. 나 여기서 내릴 테니까 다들 집으로 가.” “확실해?” 서하준은 차를 세우며 엄숙하게 물었다. “응, 괜찮아. 빨리 집에 가. 저녁은 은우 씨랑 먹기로 했어.” 서하윤은 그들에게 걱정을 끼치기 싫었다. 게다가 아직 무슨 상황인지 확실하지 않으니 더욱 말할 수 없었다. 서하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강서진은 창문을 내리며 말했다. “무슨 일 있으면 우리한테 말해. 너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 다 같이 생각하는 게 훨씬 빠를 거야.” “누나, 누가 누나 괴롭히면 바로 나한테 말해요!” 서하경은 소매를 걷어붙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