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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장

그녀는 갑자기 최한빈의 팔을 꽉 잡았다. 최한빈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괜찮겠어요?” 간단한 다섯 글자였지만 그 무게는 그녀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이곳에 오기까지 마음 한구석에 억누르고 싶었던 그 대답을 명확히 하는 듯했다. 서하윤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최한빈을 바라봤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영안실은 너무나 차가웠다. 그 차가움에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온몸을 가볍게 떨고 있었다. 최한빈은 그런 그녀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말했다. “힘들면 보지 않아도 돼요. 지금까지 알아낸 걸 일단 얘기해 줄게요.” 최한빈은 환하게 웃던 서하윤도, 냉정하고 진지했던 서하윤도, 또 자신감 넘치게 일에 몰입하던 서하윤도 보았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창백한 얼굴로 두려움에 떠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그래서 차마 그녀를 더 내몰고 싶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은 그녀에게 너무나 가혹적인 결말이었다. “아니요. 확인할게요. 어쩌면 영자 할머니가 아닐 수도 있잖아요.” 서하윤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의 눈시울은 여전히 붉었지만 눈동자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최한빈은 그녀를 그윽하게 바라보다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같이 가요.” 몇 분 후, 서하윤은 김영자를 마주했다. 김영자는 숨이 멈춘 채 평온한 얼굴로 누워있었는데 마치 깊이 잠든 듯 평화로워 보였다. 서하윤은 김영자를 한참이나 바라보며 재차 확인했다. 눈가의 희미한 점과 귓가의 점, 그리고 눈가의 주름까지... 김영자는 비록 주름이 있었지만 피부가 아주 고운 사람이었다. 서하윤은 두 눈을 꼭 감은 채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녀는 심장이 미어질 것 같았다. “맞아요... 영자 할머니예요.”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힘겹게 말했다. 최한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부축했다. “괜찮겠어요? 일단 나가서 얘기해요.” 서하윤은 눈이 빨갛게 충혈됐지만 끝까지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녀는 최한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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