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9장
소만리는 몸을 웅크려 기묵비보다 빨리 땅에 떨어진 물건을 주웠다.
"왜 이걸 가지고 계세요?"
그녀는 인상을 찌푸렸고, 눈동자 속에는 의문과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기묵비는 소만리의 손에서 이 무지개색 조개껍데기를 조용히 가져가 소중하게 손에 쥐었다.
"10여 년 전, 사월산 바닷가에서 한 어린 소녀가 이 무지개색 조개껍데기를 내게 직접 주면서 내가 언제나 행복하기를 바라고, 또 영원히 나와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었어요.”
그가 말하면서 소만리를 바라보니, 눈에는 다소 슬픔과 쓸쓸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10여 년 후, 그 소녀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당신, 무슨 소리예요?”
기묵비의 이 몇 마디 말을 다 듣고서, 소만리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앞의 이 늠름하고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며, 얼마 전 소만영 옥중에서 그녀에게 소리쳤던 말이 저절로 떠올랐다.
"말도 안 돼.”
소만리는 극구 부정하며 더 이상 소만영의 말을 떠올리지 않았고, 그녀는 영향을 받고 싶지 않았다.
기묵비는 우산을 한쪽으로 치워두고 혼자 중얼거리는 소만리에게 다가갔다.
“만리.”
"다가오지 마세요."
소만리의 그의 접근을 거부했고 그 똑똑하고 촉촉했던 눈동자는 순식간에 예리해졌다.
"나는 기억을 잃었고 많은 것을 잊어버렸지만 그때의 일은 매우 분명하게 기억해요. 그 소년은 당신이 아니라 모진이었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요!"
소만리의 의심에 기묵비는 상처를 입고 눈을 내리깔았지만, 그는 결코 논쟁하지 않고, 쓴웃음만 지으며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설명했다.
"18년 전, 나는 모진과 할아버지를 따라 사월산 해변으로 갔어요. 그들에게 그것은 정말 즐거운 휴가였지만, 나에게는 암흑이었어요.
"부모님이 계획적인 교통사고로 둘 다 돌아가셔서 하루 아침에 아버지 없는 고아가 됐어요."
"그날 저는 바닷가에 앉아 망망대해만 바라보며 뛰어내리고 싶었고 외롭고 어두운 내 삶을 이렇게 끝내고 부모님에게 가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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