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3장
그의 목소리는 낮고 매혹적이었으며, 귓속으로 흘러 들어와 그녀의 마음에 안착했다.
소만리는 기모진이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얼굴에 의아한 기색이 역력했고, 비록 내심 착잡하였지만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모진 씨, 당신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요?”
“당연히 알죠.”
그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는 곧 묵비 씨와 결혼 할 사이인데, 어떻게 당신을 좋아할 수 있죠?”
소만리가 냉담한 말투로 대답하며 그를 밀쳤다.
하지만 그의 어깨에 뻗은 그녀의 손을 기모진이 붙잡았다.
“정말로 날 안 좋아해요? 그럼 어젯밤에 왜 병원으로 날 찾아와서, 내가 걱정된다고 한 거죠?”
그가 반문했다.
“당신은 날 신경 써요. 게다가 난 당신이 내 삼촌을 그렇게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그가 말을 하며 소만리의 얼굴을 찬찬히 쳐다보았고, 그의 심장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뛰었다.
비록 그녀가 소만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는 소만리와 똑같이 생긴 그녀의 얼굴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이렇게 해도 그의 마음속 상처를 위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소만리는 소만리일 뿐.....
그의 마음속에 그녀는 독보적인 존재이자 평생 다시는 볼 수 없는 유일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잠시 침묵이 오간 뒤, 소만리는 숨을 들이마시며 고개를 들어 기모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모진 씨가 훌륭한 남자인 건 알아요. 하지만 저는 전처에게 그렇게 모질게 대했던 남자를 좋아할 수 없어요.”
그녀가 그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증오가 가득했다.
“저와 소만리가 생긴 게 같다고 하더라도 저는 그녀와 같은 길을 반복하지 않을 거예요!”
그녀는 절대, 다시는 이 남자의 함정에 빠져들지 않을거라고 다짐했다.
그녀는 새로운 삶을 얻었고, 이것은 모두 그를 망가뜨리기 위해서이지, 또다시 자멸하려고 하는 게 아니었다.
침묵을 지키던 기모진은 갑자기 나지막이 웃으며 말했다.
“그녀가 걸어온 길이 어떤지 알고 말하는 건가요?”
그가 말을 하며 손을 놓아 주었고, 등을 돌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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