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66장
아직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 예선의 귓가에 거친 남자의 투박한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그녀는 목 뒤에 뻐근한 통증을 느끼자 손을 들어 만져 보려고 했지만 자신의 양손이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들었어 못 들었어! 지금 말하고 있는 거 안 들려!”
남자는 귀찮다는 듯 매정한 목소리로 예선을 재촉했다.
예선은 그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는 앞에 서 있는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정신을 잃기 전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떠올렸다.
차를 몰고 가다 빨간 신호등 앞에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고 있던 때였다.
한 남자가 빠르게 다가와 그녀의 입과 코를 막고 뒤통수를 사정없이 일갈했다.
그녀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정신이 어슴푸레하게 들자 예선은 주위를 살폈다.
어디에도 굴하지 않는 예선이었지만 굽혀야 할 때를 제대로 아는 그녀이기도 했다.
지금 그녀는 두 손이 묶여 있었고 여기가 어딘지도 모른다.
이럴 때는 일단 침착하게 행동하는 게 최선이다.
남자는 예선이 자신을 두려워하는 듯 쭈뼛쭈뼛거리자 어깨를 한껏 치켜세우며 의기양양해했다.
그는 허름한 의자를 들고 와 예선의 앞에 놓고 느릿느릿 의자에 앉았다.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은 건 나도 마찬가지니까 솔직히 말할게. 누가 그러던데 당신 엄마 되게 갑부라며? 그럼 돈 좀 쓰셔야지. 돈이 그렇게 많으니 우리 같은 사람들 불쌍히 여기고 용돈이나 좀 챙겨주면 얼마나 좋아. 많이 바라지도 않아. 한 2억이면 돼.”
남자의 말을 듣고 예선은 돌아가는 상황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누가 이 사람에게 자신의 엄마가 갑부라고 했을까.
뻔한 일이었다.
그런데 상대가 갑부라는 걸 알면서도 이 남자는 2억을 불렀다.
10억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었다.
예선은 이 남자가 물정 모르는 바보인지 아니면 적당한 선에서 돈을 받고 끝내고 싶은 심산인지 알 수 없었다.
나중에 너무 형이 무거울까 봐 그런 것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2억은 충분히 거액이었다.
“당신 엄마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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