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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0장

안 그래도 마음속으로 묻고 싶은 말이 있던 차였다. 그러나 막상 차에 올라타자 예선은 오히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녀는 차창 밖으로 오가는 차들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쓸쓸하고 헛헛한 감정이 밀려왔다. “내 예상이 틀리지 않다면 말이에요. 내 차에 타기로 하셨을 땐 뭔가 나한테 물어보고 싶었던 거죠, 그렇죠?” 두 사람 사이의 정적을 깨고 갑자기 나익현이 입을 열었다. 예선은 정면을 바라보며 운전하고 있는 나익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잔잔한 미소를 띠며 신사다운 기품을 내뿜고 있는 나익현의 옆모습은 말 그대로 아주 그림 같았다. 예선은 그의 말에 부인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사장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긴 해요.” “예 교수님에 관한 겁니까?” 나익현이 정곡을 찌르며 물었다. 그가 자신의 마음을 꿰뚫어보기라도 한 듯한 말을 하자 예선은 흠칫 놀랐다. “사실은 나도 어느 정도 예상했었거든요.” 나익현이 이렇게 말하며 계속 말을 이었다. “지난번에 회사 근처에 있는 아파트로 예선 씨 데려다주다가 예 교수님을 만났잖아요. 그때 예 교수님과 예선 씨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성도 둘 다 예 씨라 그렇게 생각한 거죠. 하지만 그냥 가볍게 생각했는데 정말로 부녀관계일 줄은 몰랐어요.” 나익현의 말을 듣자 예선은 자신도 모르게 침묵에 잠겼다. 내가 그 사람이랑 닮았다고? 침묵의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예선은 겨우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분과는 어떻게 아는 사이에요?” “그분? 아, 예 교수님 말이에요?” “네.” 예선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지금으로선 그를 정식으로 ‘아빠'로 칭할 방법이 없었다. 나익현은 예선의 그런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지난 2년 동안 아버지는 계속 머리가 아프다며 불편해하셨어요. 때로는 기절할 정도로 심하셨죠. 여러 방면의 교수님들을 수소문하다가 결국 예 교수님께 부탁했죠. 이 방면에서는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권위를 가지고 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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