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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9장

전방 멀지 않은 곳에 책상이 하나 있었는데 그 위에 놓인 물건을 보고 소만리는 잠시 동안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그녀가 가까이 달려가 보니 기모진의 핸드폰과 결혼반지가 핸드폰 불빛을 받아 선명하게 보였다. 소만리는 결혼반지와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분명 기모진이 이곳에 온 것은 틀림없었지만 그 후 어디로 갔는지 소만리는 짐작도 할 수 없었다. 기모진에 대한 고승겸의 원한이 사무치게 깊다는 것을 생각하자 소만리는 더욱 안절부절못했다. “모진.” 소만리는 손에 든 핸드폰과 결혼반지를 움켜쥐고 그의 이름을 살며시 불렀다. “안 돼. 소만리, 정신 차려. 진정해야 해.” 소만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감정을 달래며 스스로 냉정해지려고 애썼다. 그녀는 핸드폰에 있는 붉은 점을 보면서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강자풍이 그녀를 이곳으로 데려와 그녀가 먼저 안으로 들어갔고 그녀가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고승겸이 건물에서 나왔으니 기모진은 아직 여기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설마 기모진이 아직 여기 있단 말이야?” 여기까지 생각한 소만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어두컴컴한 건물을 핸드폰 불빛에 의지한 채 이곳저곳 뒤졌다. 하지만 그녀가 건물 전체를 다 찾아보아도 여전히 기모진에 대한 조그만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소만리는 정신이 반쯤 나간 모습으로 강자풍의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온 소만리를 보고 강자풍은 고승겸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제일 먼저 알렸다. 그러나 강자풍은 그의 의식이 아직 흐릿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말은 고승겸이 소만리에게 기모진에 대한 어떤 유용한 정보도 줄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기모진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그녀의 마음이 막막해졌다. 시간은 1분 1초가 흘렀지만 소만리는 제대로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마음은 허공에 매달린 풍선처럼 이리저리 갈피를 잡지 못했고 그녀는 괴로운 밤을 지새우고 있었다. 잠 못 드는 밤 소만리가 몸을 뒤척이다가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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