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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8장

강자풍은 마음속에 품었던 모든 의혹을 한꺼번에 털어놓았다. 남연풍은 어리둥절해하면서도 마음속에는 말할 수 없는 죄책감이 밀려왔다. “당신이 의심하는 그대로예요. 맞아요. 난 예전에 고승겸과 한편이었어요.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했었죠. 자존심도 없는 바보였어요.” 남연풍이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 남연풍이 자신을 이렇게까지 표현하자 강자풍은 놀라면서도 내심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남연풍은 소만리를 도와 기여온을 구해 주었었다. 강자풍은 겸연쩍은 듯 헛기침을 두어 번 하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음, 저, 전 그저 여온이가 걱정되는 마음에 그냥 한 말이에요. 그러니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마세요. 사실 고승겸과 달리 당신은 전혀 그럴 마음이 없었다는 거 잘 알아요.” 강자풍은 남연풍이 확실히 고승겸과는 다른 결의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만약 남연풍이 정말 나쁜 사람이었다면 여온이는 고승겸의 손아귀에서 구출되지 못했을 것이다. 강자풍의 말을 듣고 남연풍은 담담하게 웃기만 할 뿐이었다. 사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든 그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남연풍, 이 시약은 당신이 개발했으니 해독제도 조제할 수 있겠죠? 그렇죠?” 소만리는 기여온의 팔에 얼룩덜룩하게 난 반점들을 보자 마음이 타들어갔다. 남연풍은 그 종이를 티 테이블 위에 살짝 내려놓았다. “고승겸은 당신을 속이지 않았어요. 이 제조법은 사실이고 지금 당장 해독제가 없는 것도 사실이에요. 내가 해독제를 제조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레시피에 필요한 재료들을 다 구할 수 있을지 그게 의문이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이반에게 부탁하면 될 거예요.” 강자풍은 자신 있게 말했다. 남연풍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내 초조한 표정으로 변했다. “고승겸을 걱정하고 있는 거죠?” 소만리는 남연풍의 안색이 나빠지는 것을 보고 그 이유를 단번에 짐작했다. “네, 그 사람이 걱정돼요.” 남연풍은 이렇게 대답하는 자신을 보며 헛웃음이 나왔다. 그가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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