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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0장

고승겸은 소만리같이 총명한 여자는 분명 모두가 예상하는 뻔한 방식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부러 그의 판단을 흐리게 할 요량으로 아래쪽 계단을 선택하지 않고 위쪽 계단으로 올라갔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소만리는 고승겸이 생각지도 못한 곳을 선택했다. 그곳은 위쪽도 아래쪽도 아닌 바로 계단 통로의 철문 뒤였다. 소만리는 심장이 튀어나오는 것 같았다. 그녀는 고승겸이 위쪽으로 올라가는 발걸음 소리가 멀어지고서야 자신의 입을 막은 손바닥을 걷어내고 홱 돌아섰다. “쉿.” 소만리가 막 입을 열려고 하자 남자는 자신의 입에 검지를 갖다 대며 소만리의 품에서 기여온을 끌어당겨 자신의 품에 안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손을 잡고 지체 없이 계단 통로에서 빠져나와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고승겸은 몇 층인가를 올라가다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기여온을 안은 소만리가 이렇게 멀리 달아날 수는 없었다. 방금 그가 뒤쫓아온 뒤 복도 전체가 조용하고 아무 소리도 나지 않을 걸로 보아 소만리가 딸을 안고 계단을 오를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고승겸은 잽싸게 몸을 돌려 아까 왔던 층으로 되돌아갔다. 그가 철문 뒤를 살피자 그 좁은 공간에서 온기가 느껴졌다. 고승겸은 눈을 가늘게 뜨고 얼른 엘리베이터로 달려갔다. 그가 뒤쫓아가는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닫히고 있었고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 사이로 기여온을 안은 소만리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소만리는 어떤 남자의 손을 잡고 있는 것 같았다. 호텔 엘리베이터는 속도가 빨랐다. 고승겸이 엘리베이터로 달려갔을 때 소만리를 태운 엘리베이터가 이미 1층에 도착해 버렸다. 그는 다시 쫓아가도 늦을 것임을 직감했다. “소만리, 이번엔 당신이 똑똑했던 게 아니라 내가 너무 방심했기 때문이야.” 고승겸은 엘리베이터를 바라보며 차가운 미소를 흘렸다. “이렇게 딸을 데려간다고 해서 안전이 보장된다고 생각하지 마. 사흘도 안 돼서 날 다시 찾으러 올 테니까.”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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