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장
소만리.
기모진은 마음속으로 소만리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소리 내어 그녀를 불렀다가 혹여라도 그녀가 두려워할까 봐 조심스러웠던 것이다.
마음을 가다듬은 후 기모진은 다정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소만리는 기모진의 시선을 마주 보다가 다친 그의 종아리로 눈길이 갔다.
“기 선생님, 몸도 안 좋으신데 방에서 쉬시지 않구요?”
기모진의 가슴이 따뜻하게 녹아내렸다.
“지금 나 신경 쓰는 거예요?”
소만리의 표정이 약간 굳어졌다.
“기 선생님은 장난을 좋아하세요? 난 전혀 웃기지 않는데요. 다친 환자가 의사의 지시에 따라 잘 치료하지 않고 돌아다니니 마음에 걸리는 것뿐이에요.”
소만리의 태도가 냉담해졌고 심지어 그녀의 표정도 한층 매서워졌다.
“기 선생님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부인 때문에 매우 걱정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당신 부인이 지금 당신의 모습을 본다면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사람이 다친 것도 모자라 아랑곳하지 않고 이렇게 소홀히 몸을 다루면 어떻겠냐구요?”
이 말을 듣고 기모진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내가 다쳤다는 걸 아내가 알면 엄청 마음 아파할 거예요.”
“그렇겠죠. 그러니 이제 방으로 돌아가서 누워 있어요. 당신을 아끼는 사람들이 당신을 걱정하게 만들지 마시고요.”
소만리는 돌아서는 기모진을 옆에서 도와주었고 그를 위해 방 문을 열어 주었다.
“제가 부축해서 방으로 데려다줄게요.”
소만리는 기모진에게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고 바로 행동에 옮겼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진지하고 엄숙한 모습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그는 순순히 말을 들으며 방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미스 모는 이따가 고승겸이랑 저녁 식사하러 갈 예정이죠?”
기모진이 일부러 궁금한 척하며 곁눈으로 소만리를 힐끔 보며 물었다.
“네, 이따가 승겸이랑 가족들하고 간단한 식사를 하고 올 거예요.”
소만리가 얼른 대답했다.
기모진은 이 대답을 듣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마음 같아서는 가지 말라고 잡고 싶었지만 그는 결국 아무 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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