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장 돈이면 귀신도 부린다
이가인은 질질 끄는 걸 싫어했고 빚지는 건 더더욱 싫어했다.
그래서 자신이 전민우에게 밥 한 끼를 빚졌다는 걸 늘 기억하고 있었다.
마침 어느 쉬는 날, 윤혜자가 돌아왔다.
옛날 동네 이웃들이 그리웠다며 온 것이었다.
이가인은 할머니를 꼭 붙들고 2층으로 모셨고 집에서 직접 한 상 가득 차려 대접했다.
식사가 끝난 뒤 이가인은 직접 윤혜자를 새로 이사 간 집 근처까지 모셔다드렸다.
전민우의 어머니는 이가인이 들고 있는 우유와 과일을 보고 놀라며 말했다.
“아이고, 가인아! 이런 걸 왜 이렇게 많이 샀어? 어서 올라와서 좀 쉬었다 가.”
이가인은 웃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기사님이 저 기다리고 계셔서요. 어서 할머니 모시고 올라가세요. 너무 추워요.”
이가인이 뒤돌아 뛰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전민우의 어머니는 물건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윤혜자와 함께 집으로 들어가며 이야기를 나눴다.
윤혜자가 말했다.
“가인이는는 사람이 정말 괜찮아. 착하고 따뜻하고 말이야. 오늘 저녁엔 반찬을 여덟 가지나 했는데 혼자 다 만들었어. 게다가 음식 솜씨도 훌륭하고.”
“뭘 이렇게 많이 챙겨줬대요? 그 집은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네.”
윤혜자가 대답했다.
“그냥 이런저런 얘기 나눴어. 애들 얘기는 전혀 꺼내지도 않았고. 그래서 내가 먼저 말을 꺼냈는데 딱히 대답이 없더라고.”
전민우의 어머니는 의아해하며 말했다.
“혹시 우리가 뭐라고 말하길 기다리는 건가요?”
윤혜자 할머니는 단호하게 말했다.
“난 가인이가 참 좋다. 예쁘지, 직업 안정적이지, 양가 집안도 다 아는 사이고. 게다가 민우랑도 잘 어울리지 않니.”
“민우 요즘 회사에서 큰 프로젝트 몇 개를 맡아서 바빠요. 고급 주택부터 영주의 호텔까지 한창 바쁜 시기래요. 얼마 전에 내가 물어봤어요. 가인이랑 잘 되고 있냐고. 그랬더니... 좀 마음이 식은 것 같더라고요.”
윤혜자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마음이 식었다고? 왜?”
전민우의 어머니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회사 일이 바쁘다잖아요...”
윤혜자는 어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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