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장 쌍방 거절
정승진은 혼자의 힘으로 삼진 병원 정형외과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과에서는 새로운 의사와 간호사를 모집하느라 바빴다.
자연스럽게 이가인의 업무도 덩달아 바빠졌다.
그녀는 체중계로 올라갈 시간도 없이 바빴다. 자신이 살이 빠진 것도 당연히 몰랐다.
그러다 식탁 위의 여섯 가지 반찬을 발견하고는 물었다.
“왜 이렇게 반찬이 많아요?”
주연진이 대답했다.
“요즘 어디 아픈 거 아니지? 너 요새 밥도 잘 안 먹고 살이 많이 빠졌잖아.”
이가인이 말했다.
“과에 새로 온 간호사 몇 명이 있어서 내가 입사 전 교육을 맡았거든요.”
주연진은 반찬을 집어 이가인의 그릇에 올려주며 슬쩍 떠봤다.
“최근에 민우랑 연락했어?”
그 말에 이가인은 전민우를 거의 잊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둘이 마지막으로 연락한 건 일주일 전, 윤혜자 할머니가 이사를 간 날이었다.
항상 전민우가 먼저 연락했기 때문에 그가 소식을 끊으니 이가인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가인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며칠 동안 연락 없었어요. 아마 바쁘겠죠. 그나저나 윤혜자 할머니는 어떻게 지내셔요?”
“민우 부모님 댁으로 모셨다더라.”
이가인은 더 이상 묻지 않았지만 주연진이 덧붙였다.
“전에 네가 말했었잖아. 민우가 할머니한테 엘리베이터 있는 집을 사드리겠다고 했던 거. 그때부터 난 좀 의심스러웠어. 노인네 연세가 많으신데 집안에 돈이 넘쳐나지 않는 이상 그런 큰돈을 쓰진 않을 거거든. 특히 자식들이 아직 결혼도 안 했으면 더더욱 말이야.”
이가인은 밥을 먹으며 말했다.
“다들 평범한 사람인데 집 사는 게 장 보듯 쉬운 것도 아니고 안 사는 게 정상이죠. 그런데 그런 일을 굳이 떠벌리는 건 좀 그랬어요.”
주연진은 이가인의 얼굴빛을 살피며 물었다.
“너희 싸운 거야?”
이가인은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사람하고 싸울 성격은 아니잖아요.”
“그럼 왜 연락이 끊겼는데?”
“그동안 늘 민우 씨가 먼저 연락했어요. 내가 먼저 연락한 것도 밥 한 끼 사려고 그런 거지. 요새 민우 씨가 연락이 없으니까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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