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장 내 말 좀 들어봐
질문을 받은 건 남자 의사였다. 그는 이가인이 장난을 치는 거로 생각했기에 곧바로 대답했다.
“가인 씨, 정말로 주실 거예요?”
이가인은 정색하며 말했다.
“거짓말한 사람이 개가 되는 걸로 해요.”
좀 험한 말이 나오자 그들아 있는 테이블뿐만 아니라 다른 테이블에서도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가인은 평소 온화한 편으로 절대 욕설을 입에 담지 않았다.
사람들은 순간 이가인이 농담을 하는 건지 아닌지를 확신하지 못했고 그녀와 대화하던 의사 또한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순간 분위기가 싸늘해졌고 정승진이 말했다.
“저랑 헤어지는 건 그렇게 쉽지 않을 거예요. 전 가인 씨 옆에서 절대 떠나지 않을 생각이거든요.”
이가인의 입꼬리가 높이 올라갔고 사람들은 모두 그녀가 매우 기뻐하는 줄 알았다.
이가인이 술을 잔에 따랐다.
“오늘 이곳에 와주신 여러분들께 감사해요. 이곳에는 저와 함께 7년, 5년, 3년을 함께한 동료도 있고 지난해부터 함께한 분들도 있죠. 우리가 알게 된 지 얼마나 됐든 상관없이 모든 분께 감사드려요.”
영문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가인이 승진한 일로 감사 인사를 하는 줄 알았다.
오로지 정승진만 불안에 떨었다. 이가인의 말을 들어 보니 마치 그와 작별 인사를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같이 술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눴고 누군가는 아부를 하면서 이가인과 정승진에게 언제쯤 결혼할 거냐고 물었다.
이가인은 웃었고 정승진이 염혜원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또 한 번 날 찾아온다면 가인이랑 결혼할 거야.”
정승진은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그는 이가인이 이성을 잃을까 봐 두려웠던 그는 이가인의 손을 잡으려고 했다.
이간이 화를 낼까 두려운 게 아니었다.
다만 이가인이 여기에 계속 앉아서 애써 웃어 보이는 이유가 체면을 지키고 싶어서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정승진에 그녀의 몸에 손을 대기도 전에 갑자기 그런 말을 했다.
“가인 씨가 동의한다면 난 언제든 할 수 있어요.”
사람들이 이가인을 난처하게 할까 봐 정승진은 한 마디 더했다.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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