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장 매일 만나는 섹파
이가인은 욕실에서 나오기 전, 정승진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
[잘 자, 내일 보자.]
‘내일 보자’라는 말이 ‘사랑해’보다 훨씬 듣기 좋게 느껴졌다.
나이가 들수록 달콤한 말에 대한 기준도 점점 까다로워지는 건가 싶었다.
너무 의식해서 안 보내는 것도 이상했다.
이가인은 먼저 ‘잘 자’라고 입력했다가 지웠다.
그러다 결국 ‘잔다’ 두 글자만 남겼다.
오랜만에 그렇게 격렬하게 몸을 움직였으니 쉽게 잠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눈꺼풀은 금방 무거워졌다.
마치 누군가 억지로 의식을 혼돈 속으로 끌고 가는 듯했다.
몽롱한 상태에서 온몸이 간지러웠다.
눈을 뜰 수는 없었지만 거친 손길이 허리에서부터 위로 올라와 가슴을 감쌌다.
손가락이 천천히 원을 그리며 문질렀다.
다리가 벌어졌고 이어서 깊이 채워지는 감각이 들었다.
이가인이 이마를 찌푸렸지만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눈을 뜨지도 못했지만 누가 위에 있는지는 알고 있었다.
남자의 팔이 그녀를 감싸며 이불을 머리까지 덮었다.
귀에는 거친 숨소리와 자신의 흐트러진 신음 소리가 가득 찼다.
이가인은 그의 팔을 움켜쥐며 낮게 속삭였다.
“미쳤어? 누가 오라고 했어?”
“더는 못 참겠어.”
밀어내고 싶었지만 쾌감이 너무나도 선명했다.
특히 같은 건물 아래, 단 한 벽을 사이에 두고 몰래 나누는 쾌락은 더욱 강렬했다.
마치 심하게 흔들린 탄산음료처럼 한순간 뚜껑이 열리자마자 터져버렸다.
온몸이 저릿하게 떨렸고 이가인은 발끝까지 힘주어 뻗었다.
그러다 경련이 일었고 그 아픔에 현실로 돌아왔다.
천천히 눈을 떴다.
코와 입이 이불 속에 파묻혀 있었다.
이곳은 그녀의 방이었다.
그런데 정승진은 없었다.
꿈이었다.
하지만 몸에 남은 여운은 너무도 생생해 마치 정말 한 판 제대로 치른 것처럼 기운이 쭉 빠졌다.
알람이 울리기 전이었다.
눈을 감고 다시 잘지, 아니면 주연진이 눈치채기 전에 화장실에 가서 속옷부터 갈아입을지 고민했다.
그때, 문밖에서 주연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왜 이렇게 많이 샀어?”
“뭘 좋아하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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