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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장 또 귤 사러 갈까?

이가인의 말에는 비꼼도, 끝난 관계를 부정하려는 의도도 없었다. 그저 정승진과 가장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녀는 여전히 그를 좋아한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연애라는 확실한 관계를 맺으면 다시 그날 밤, ‘유리안’에서 있었던 일이 계속 떠오를 것 같았다. 이가인은 입으로는 용서한다고 해놓고 마음속에 가시 하나를 남긴 채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애매하고 불안한 상태로 다시 정승진을 잃고 싶지도 않았고 나중에 되돌아봤을 때, ‘내가 뭘 잘못해서 이렇게 된 걸까’ 하고 자책하고 싶지도 않았다. 사람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다. 위험을 피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본능이다. 정승진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그녀의 용서를 원했다. 그렇다면 이가인도 그와 함께하면서도 연인이라는 명분을 주지 않을 수 있었다. 옷을 다 입고 문을 나서려던 순간 이가인이 물었다. “이런 관계, 받아들일 수 있어? 못 받아들이겠으면...” “조건 하나만 댈게.” “뭔데?” “일주일에 최소 7일은 나랑 만나야 해.” 이가인은 아무 말도 없이 곧장 문을 나섰다. 그러자 뒤에서 정승진이 웃으며 말했다. “집 도착하면 전화해.” 그녀는 대꾸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의 말에 반응을 보이는 것부터가 실수였다. 정승진의 집에서 나서면서 이가인은 괜히 조심스러웠다. 계단에 누가 없는지 확인한 후에야 문을 열었다. 24개 계단을 올라와 열쇠를 꽂는 순간 심장이 두근거렸다. 도둑질이라도 한 것처럼 가슴이 뛰었고 다리에마저 힘이 풀렸다. 거실 불이 켜져 있었지만 주연진은 없었다. 이가인은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 그러자 침대에 누운 채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고 있는 주연진이 보였다. 하여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찹쌀떡 사 왔는데 지금 먹을래요?” “왔어? 지금은 안 먹을 거야. 저녁에 너무 많이 먹었어.” “그럼 테이블에 둘게요. 내일 먹어요.” “응, 얼른 씻고 자.” 간단한 대화를 주고받은 뒤, 그녀는 방문을 닫고 욕실로 향했다. 몸이 끈적였고 특히 허벅지 안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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