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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장 첫 만남으로 돌아가다

이가인의 신음 소리는 밀폐된 공간 안에 갇혀 오직 정승진만이 들을 수 있었다. 그의 얼굴에서 떨어진 땀이 그녀의 얼굴에 스며들었고 얽힌 호흡 소리도 아래에서 울리는 물소리를 가릴 수 없었다. 두 사람 모두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정승진이 그녀의 다리를 들어 올리려 할 때마다 손이 미끄러질 정도였다. 이가인은 몇 번이나 이 두터운 이불 아래에서 질식할 것 같았지만 목구멍에서 터져 나오는 거친 소리는 여전히 그녀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정승진은 완전히 굶주린 상태였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오른손으로 이가인의 허리를 움켜쥐고 힘껏 눌러 내리며 마치 스스로를 더 깊이 밀어 넣지 못해 안달이 난 듯한 모습이었다. 이가인은 그의 팔을 움켜쥔 채 쾌락 속에서 한편으로는 안도했다. 드디어 끝났다. 정승진은 마지막까지 밀어 넣으려 했지만 더 이상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 결국, 잔뜩 긴장했던 몸을 서서히 풀며 그는 거친 숨을 내쉬고 이가인의 얼굴 옆으로 머리를 떨궜다. 하지만 이가인은 아직도 잔뜩 경직되어 있었다. 비록 ‘오랜 친구’가 무기를 내려놨다 해도 여전히 그녀의 영역 안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도 정승진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가인은 답답해진 나머지 이불을 확 젖혔다. 싸늘한 공기가 폐 속으로 들어오는 순간 마치 오랫동안 말라 있던 물고기가 다시 물속으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잠시 숨을 돌린 후, 이가인은 가볍게 밀어 올렸다. “일어나.” 그 순간, 정승진이 움찔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오랜 친구’가 먼저 반응했다. 이가인은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몸을 굳혔다. 그렇게 긴장하자 온몸이 더욱 조여졌고 ‘오랜 친구’는 반가운 듯 한 번 더 튀어 올랐다. 이가인은 깜짝 놀라 무릎으로 그의 아랫배를 밀며 말했다. “빼.” 하지만 정승진은 나올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몸을 앞으로 밀어 넣으며 더욱 깊이 들어갔다. 하여 이가인은 그만 신음 소리를 내고 말았다. 정승진은 그녀의 귓가에서 애원하듯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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