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나는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그의 목을 껴안았다.
호텔안에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하나같이 내 비명소리를 듣고 호기심 어린 눈길로 고개를 돌렸다.
강도현이 그들을 힐끗 쳐다보자 하나같이 죄지은 사람처럼 눈을 내리깐 채 감히 더 쳐다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비록 머리가 많이 맑아졌지만 술로 인한 흥분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술에 취할 때마다 강 대표님을 마주치네요.”
지난번 심은영 때는 의도적으로 접근했다지만 이번은 정말 우연이다.
‘설마 나 찾으러 온 건가?’
그럴 일은 절대 없다.
강도현과 알고 지낸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찾으러 올 정도로 관계가 발전한 건 아니다.
“집까지 데려다줄게. 계약했어?”
강도현의 목소리는 매우 낮았다. 마치 가슴에서 울린다고 할까?
그제서야 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계약했어요. 집으로 갈 거예요. 럭키가 기다리고 있거든요.”
독한 술로 인한 극심한 두통이 또다시 밀려왔다.
강도현에게 안겨 밖으로 나가자 차 한 대가 입구에 멈춰 섰다.
“여긴 일 때문에 온 거예요? 아니면...”
“일때문에 왔는데 마침 네가 있었어.”
강도현은 고개를 숙여 나를 힐끗 쳐다보고선 차에 앉혔다.
옆에 있던 비서는 할 말이 있는 듯 표정이 이상했지만, 머리가 너무 아픈 탓에 차마 신경 쓰지 못하고 그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비서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이유는 알지 못했지만 강도현가 목소리가 갑자기 날카로워졌다.
“운전해.”
비서는 식은땀을 흘리며 발렛 직원에게 급히 차 키를 건네받아 운전석에 올라탔다.
나는 몽롱한 상태에서 생각에 잠겼다.
‘강도현이 그렇게 무섭나?’
‘내가 알게 된 강도현은 항상 온화하고 친절한 사람인데, 왜 다들 무서워하는 거지?’
전생에서도 강재욱는 강도현의 이름만 들어도 고양이를 본 쥐마냥 지레 겁부터 먹었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차는 어느새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다.
강도현은 지난번에 데려다줬던 이곳을 기억하고 있었다.
“혼자 올라갈 수 있어?”
다리에 힘이 풀렸던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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