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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절대로 강재욱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그와 함께 간다면 오늘 밤의 계획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내가 가면 넌 어떻게 집 가려고.” 나는 웃으며 답했다. “선배님이 계시잖아. 신경 쓰지 마.” “뭐라고? 다시 한번 말해바.” 강재욱은 송지우을 소파에 앉히고선 내 팔을 덥석 잡더니 당장이라도 물어뜯을 듯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송지우는 또 눈물을 흘렸다. “가지 마. 가지 말라고.”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서자 강재우는 하는 수 없이 내 손을 놓고 송지우를 부축했다. 송지우는 그를 껴안고 놓지 않았다. 오늘따라 유난히 집착하는 송지우의 모습에 강재욱도 어찌할 바를 몰랐고 결국 표정이 잔뜩 굳은 채로 입을 열었다. “다시 올 테니까 여기서 기다려.” 그 말을 끝으로 송지우와 함께 떠났다. 나는 머리를 짚으며 일어섰다. “전 화장실 가야겠어요. 선배님은 마음대로 하세요.” 말이 끝나는 동시에 머리가 어지러웠고 이경서는 재빨리 나를 부축했다. “데려다줄게.” “괜찮아요.” “앞이 안 보이잖아. 술까지 마셨고. 여기 클럽이라서 위험해. 너한테 함부로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 이경서는 다짜고짜 화장실로 데려다주고선 밖에서 나를 기다렸다. 나는 간신히 벽에 기대어 핸드폰을 꺼냈고 문자 두 통을 보낸 후 찬물로 연거푸 얼굴을 씻었다. 그제야 겨우 정신이 맑아졌고 두통도 한결 좋아졌다. 이경서는 화장실에서 나온 나를 보며 흠칫하더니 곧바로 외투를 벗어 나에게 입혀줬다. “학교로 데려다줄게.” “선배님, 인턴 생활하느라 잊으셨어요? 이 시간이면 당연히 문 닫았죠. 어차피 못 들어가니까 호텔로 데려다주세요.” 이경서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호텔까지 데려다 달라고?” “맞아요. 호텔.” “크리스 호텔.” 나는 대뜸 이경서의 팔을 잡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지만 그는 한참을 주춤거리다가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학교는 이미 문을 닫았고 이경서에게 집을 알려주기는 싫었으니 이게 최선의 선택이다. 그렇게 나는 이경서와 함께 크리스 호텔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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