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나는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가만히 기다렸다.
이경서가 내 음성 메시지를 들을 때까지 나는 그를 차단하거나 삭제하지 않았다. 그가 분명 송지우와 강재욱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경서에게서 영상 통화가 걸려왔다.
나는 통화를 받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화면 속 이경서는 여전히 그 유흥업소에 있는 듯했다. 그는 소파에 앉아 있었고 손에는 투명한 잔이 들려 있었다.
그는 잔 바닥에 남은 술을 단숨에 들이켜고서야 차갑게 입을 열었다.
“호텔에 있는 거야?”
뜻밖이었다. 별다른 단서도 없었는데 내가 호텔에 있다는 걸 알아채다니.
“어머, 이게 누구야. 경서 선배 아니에요? 기분이 안 좋으신가 봐요? 유리잔을 탁 내려놓는 소리가 들리네요.”
이경서의 표정이 한층 더 싸늘해졌다.
“어둡고 비참한 인간?”
나는 대답하지 않았고 그는 다시 술을 따랐다.
“지우는 항상 착했어. 사람을 때린 일이 어른들한테 알려졌을 때 지우는 울면서 강재욱한테 왜 싸웠냐고 물었지. 그런데 오늘 밤, 강재욱이 너 때문에 사람을 때린 사실은 아무도 지우에게 말해주지 않았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재욱이 지우에게 어떻게 설명했는지 알아?”
나는 그의 말에 맞춰 물었다.
“어떻게 설명했는데요?”
“강재욱은 다른 개가 자기 개를 더럽힐까봐 손을 썼다고 했어. 지우는 그래도 속상해하면서 병째 술을 한 모금 마셨고 바로 정신이 몽롱해졌지. 울면서도 계속 술을 마셨어. 결국 강재욱을 끌어안고 떠나지 말라고 울었고 강재욱은 지우를 꼭 안아주며 이 세상 어떤 일로도 지우를 다치게 하지 않을 거고 절대 떠나지 않을 거라고 했어.”
“내가 강재욱한테 네가 학교에 돌아가지 않고 외박했다는 걸 말해도 그 녀석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어. 그냥 초조하게 지우를 안고 떠나버렸지.”
나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그의 이야기를 끝까지 조용히 들은 뒤 살짝 웃으며 말했다.
“오빠는 원래 지우 언니한테 잘해주잖아요. 선배, 걱정 마세요. 오빠는 언니한테 무슨 일을 저지르지 않을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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